특별기고_ 최중기 인하대 해양학과 명예교수
특별기고_ 최중기 인하대 해양학과 명예교수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07.12 11:00
  • 호수 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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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만 바다모래 채취의 문제와 해결 방안

바다에서의 해사채취는 유엔의 해양평가기관에 제출하는 우리나라 국가해양평가보고서에도 보고된 국내 해양환경을 훼손시키는 큰 문제 중의 하나로 해사채취로 인한 해양생태계 교란과 수산자원 감소는 연안 해양환경 보호와 수산자원 보호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1980년대에 급증하는 건설사업과 감소된 강모래를 보충하기 위하여 해사채취가 경기만에서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연간 220만㎥ 부터 채취되기 시작하여 지난 10년간 연평균 3000만㎥의 바다모래가 채취되었다. 우리나라 바다모래의 대부분(71%)은 서해연안에서 채취하여 왔으며 지난 4년 동안에도 바다모래의 68%를 서해연안에서 채취하여 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경기만에서 매년 1000만㎥ 이상 채취하여 왔다.

경기만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모래 부존량이 많기 때문에 수도권에 모래를 공급하기 위하여 1984년부터 인천앞바다 자월도, 승봉도 주변에서 해사채취가 시작되었다.

경기만에서 지난 30년간 총 2억5000만㎥ 이상이 채취되어 이 일대의 해저 환경과 해양생태계를 크게 훼손시켜 왔다. 경기만 일대의 대규모 해사채취 영향으로 주변 해수욕장 들의 모래가 유실되어 해수욕장이 축소되고 사승봉도의 사구가 반이나 소실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선갑도 해역의 장기간 해사 채취로 국가해양생태계 보호지역인 대이작도 모래풀등의 면적이 30% 이상 감소되는 심각한 문제를 보이고 있다.

경기만은 예로부터 수산자원의 보고로 덕적-선갑도 해역은 영양물질이 풍부하여 회유성 어류의 산란처로 서해 3대 어장 중의 하나였다.
여름이 되면 산란하러 들어오는 민어들의 울음소리에 잠을 못 잘 정도로 민어파시, 새우파시, 꽃게파시로 유명한 어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획기술이 발전하였음에도 어획량은 과거에 비해 40% 이상 감소하였다. 이런 수산자원의 감소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해사채취로 인한 서식지의 훼손이 가장 큰 영향 중의 하나로 보고 있다.

대규모 해사채취는 대형 웅덩이를 만들어 조류의 흐름과 해저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저산소 지대를 만들어 해양생물들에게 죽음의 지대를 만든다. 또한 해사채취 시 일어나는 대규모 부유사는 주변해역에 탁도를 높혀 플랑크톤의 성장에 큰 영향을 준다. 해사채취 수역과 비해사채취 수역을 비교한 결과 출현개체수가 어류는 63.7%, 갑각류는 17.5%, 연체동물은 83.6%나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경기만에서 지속적으로 해사채취가 일어나는 것은 국토교통부의 골재수급기본계획에 의하여 해사 골재를 연간 일정량 채취하여야 하고 옹진군은 해사채취 세수로 예산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이를 개선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근본적으로 해사채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의 골재확보 기본계획의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 해사채취에 의한 골재 확보를 최소화하고 폐골재의 재활용을 의무화 하는 장기 정책이 세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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