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그 씁쓸한 이야기
바다, 그 씁쓸한 이야기
  • 이명수
  • 승인 2018.05.31 09:38
  • 호수 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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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국민이 누리는 바다, 그 바다가 아프다.

영원하리라 여기는 자원의 보고(寶庫), 그 보고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바다에 뿌린 불량한 씨는 이제 축복이 아닌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더 이상 바다의 가치를 누릴 자격이 있는 지 따져봐야 할 듯 싶다.

5월 31일은 23번째 맞는 ‘바다의 날’이다. 바닷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축하받아야 할 기념일이 이 서글픈 현실 앞에 가슴이 미어진다.

우리 바다, 연안은 전방위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바다오염으로 멍들어 있다.

연간 약 18만톤으로 추정되는 해양쓰레기가 난무하고 있다. 이 쓰레기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바다를 떠돌아다니고 해안으로 휩쓸여 오고 있다. 중국 상표가 붙은 폐비닐에서 부터 폐프라스틱, 폐스티로폼 등 만물상을 방불케 하는 각종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다.
바다 속은 또 어떤가. 그물 등 폐어구도 만만찮다. 어선의 조업까지 방해하는 침몰선박은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여기다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크고 작은 기름유출은 바다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뿐만아니다. 바다모래채취, 해상풍력발전 등 바다와 자원을 심각히 훼손하는 사례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해양쓰레기는 절반 정도 밖에 수거되지 않고 연안을 더럽히고 있다. 폐어구와 함께 어구 등 폐기물로 인해 해양생물이 죽는 유령어업을 촉발시키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바다로 유입되면 빠르게 확산된다. 때문에 수거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침몰선박은 물론 불가피하게 버려지거나 유실되는 폐어구도 건져내기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름유출은 사실상 바다를 복원시키지 못할 위험성이 극심하다.

바다모래채취, 해상풍력발전을 포함해 이 모든 바다훼손 행위는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수산자원에 치명적 손상을 가져다 주고 있다.

문제는 우리 국민 내남없이 바다훼손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데 있다. 바다에서 누릴 것은 다 누리면서 그냥 쓰레기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육상쓰레기의 바다유입은 정말 심각하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육상으로부터 유입되는 쓰레기가 전체 해양쓰레기의 70%에 가깝다. 육상의 오염물질이 바다와 연안을 더럽히고 있는 셈이다.          
바다의 가치를 누리고 있는 우리 국민들 대오각성(大悟覺醒)해야 한다. 쓰레기를 바다로 보내지 말아야 할 책무도 져야 한다. 
정부도 기념일에 반짝하는 바다청소 행사에만 그칠 게 아니다. 육상에서부터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유입원인을 차단하는 범국가적 차원에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해양쓰레기 문제를 다뤄야 한다.  

바다를 영원히 누리기 위해서는 바다를 살리는데 우리 국민 모두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바다를 막 대해 받는 재앙을 막는 유일한 답은 국민 여러분에 달려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5월 31일 바다의 날, 격랑(激浪) 바다와 함께하는 이들을 위해 국민들이 답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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