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에도 생선회는 안전하다
비오는 날에도 생선회는 안전하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05.24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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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박사

여름의 길목인 5월말로 접어들면서 청명한 하늘과 깨끗한 공기상태를 보이는 날이 많아졌다. 요즘과 같은 날씨에는 야외로 나들이 가고 아이들과 함께 운동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그동안 우리의 호흡기를 괴롭히고 각종 건강장애를 유발해 온 미세먼지가 사라지고 대기상태가 좋아진 것은 최근 일주일이 멀다하고 우리나라를 강습하는 집중호우가 주된 원인일 것이다.

이렇게 수시로 내리는 집중호우로 인해 마음껏 호흡하고 창문을 열어놓을 수 있게 된 것은 분명 고마운 일이긴 한데 세상일이 그렇듯 좋은 쪽 이면에는 좋지 않은 쪽이 있게 마련이다.

즉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비로 인해 거리의 자동차와 가옥의 침수, 산사태와 축대의 붕괴, 무엇보다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소중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이처럼 반복되는 비소식이 달갑지 않는 곳이 또 있으니 그것은 바로 요식업계 중 일식집이나 횟집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소비자들은 흔히 비오는 날, 생선회를 섭취하면 왠지 식중독에 더 잘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식품위생학적인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생선회와 관련된 과학적인 실험결과를 확인한다면 이것은 잘못된 상식이었음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사)한국생선회협회의 재미있는 연구결과 보고가 있다.

넙치회에 식중독균을 오염시킨 후, 습도를 겨울철 습도인 40% 및 비오는 날 습도인 90%로 조절한 인큐베이터에서 30℃로 보관하면서 균의 증식 정도를 확인하였다. 그 결과 습도차이가 식중독균의 증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상기 연구결과로 볼 때 “비 오는 날에는 습도가 높아서 식중독균의 증식이 더 빠르다” 또는 “비가 오는 날에 생선회를 먹으면 식중독에 더 잘 걸린다”는 사실은 잘못된 정보임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소비자들은 비 오는 날에도 평상시와 같이 생선회를 먹으면 되고 이런 날에는 오히려 손님이 없어 특급 대접을 받으면서 여유 있고 편안하게 생선회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가열과정을 거치는 축산물의 경우 식중독균이 조리 중 사멸되므로 질병발생 가능성은 낮다. 반면 생선회는 조리 중 가열과정이 없기 때문에 오염된 식중독균이 우리 입으로 들어오기 쉬운 바 생선회는 다른 음식보다 더욱 철저한 위생관리가 요구된다.

물론 횟집이나 스시집의 조리사들은 이러한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생선회를 취급하는 칼이나 도마의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예컨대 생선의 껍질을 벗기고 비늘을 제거하고 내장을 적출하는 칼과 도마 그리고 우리가 섭취하는 생선회의 살을 자르는 칼과 도마를 다른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손 위생, 도마·칼·행주 등의 소독을 철저히 하는 등 생선회를 위생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러니 소비자들은 비오는 날 생선회 섭취와 관련한 불필요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해양수산부는 마침 이달의 수산물로 병어와 다시마를 선정한 바 있으며 다시마는 미세먼지와 중금속 등 유해물질의 배출에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주말 온 가족이 모여 싱싱한 병어회와 다시마 등 해산물을 먹고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황사와 미세먼지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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