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수협’으로 가는 길
‘청렴수협’으로 가는 길
  • 김병곤
  • 승인 2018.05.24 12:44
  • 호수 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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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양수(淸風兩袖). ‘두 소매 안에 맑은 바람만 가지고 군주를 만나겠다’는 말이다. 추호도 재물을 탐내지 않는 청렴한 관리를 뜻하는 말로 명나라 우겸(于謙)과 관련된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명나라 때 나라가 어지러워지면서 많은 관리들은 수도로 올라갈 때 권력자들에게 바칠 많은 보물들을 가지고 출세를 도모하려 했다. 그러나 우겸은 올라갈 때마다 빈손이었다. 이를 보고 지역 특산물이라도 가지고 올라가라는 주변사람들의 말에 대한 그의 답이다.

자신이 입은 관복의 소맷자락 속에 맑은 바람만 담고 황제를 알현하고 그 예를 표하면 족하다는 의미로 더 이상 아무런 재물도 탐하지 않는 청렴(淸廉)을 말하고 있다.

청렴은 맑고 깨끗하며 검소하고 결백하고 순수하다는 의미다. 예로부터 공직자는 물론 관직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청렴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청렴의 실천은 그리 쉽지 않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를 제정했다. 법을 통해 사회적 청렴도를 높여보자는 의도다. 하지만 청렴도를 제도적으로 통제할 수는 없다. 공직자 스스로가 수신제가(修身齊家)하고 실천하는 것 밖에 없다.

협동조직에 있어서도 높은 청렴도가 강조된다. 협동조직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고 힘을 한데 모아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든 경제조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협동조직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늘 봉사자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 협동체 임직원들이 부패하고 도덕적으로 해이한다면 조직은 망가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이와 때를 같이해 수협이 청렴수협인상(像)을 제정한다. 청렴도와 윤리의식이 높은 회원조합의 임·직원을 적극 발굴해 포상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협동조합에 요구되는 높은 청렴도와 윤리의식을 높여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수협을 구현하자는 차원이다. 사실 일부 일선 조합에서 많은 비리가 불거지기도 했다. 특히 조합장 직선제가 도입되고 협동조직이 정치집단화 되면서 혼탁이 가중되고 있다는 여론이다. 상대방 흠집 내기는 부지기수고 자신의 선거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주는 특혜 등 반목과 갈등이 조장되고 있는 조합들이 많다.

따라서 청렴수협인상 제도가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회원조합 임직원 뿐 만 아니라 수협중앙회 임직원들의 관심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청렴수협인상은 그 대상이 회원조합 임직원으로 한정된다. 조합 임직원을 대상으로  청렴과결백성, 헌신과봉사성, 공과사의 건실성, 준법과 도덕성 등을 지표로 대상자를 평가하고 대상 1명, 우수상 2명, 등 해마다 3명을 선발해 수협중앙회가 포상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청렴의식이 몸에 배어들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 현재 여러 지자체들이 청백리 연수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한문에 관심이 있거나 조예가 있는 사람들을 강사로 초빙, 논어와 맹자 등 유교경전을 공부하도록 하고 있다. 옛 문헌들에서 청렴을 배우자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과정도 좋고 다양한 주제를 통해 수협이 청렴조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렴수협 구현을 통해 어업인들이 신뢰하고 국민들이 사랑하는 수협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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