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들의 건강한 여름나기 축제
제주해녀들의 건강한 여름나기 축제
  • 김상수
  • 승인 2010.08.25 22:01
  • 호수 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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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 물맞이

▲ 백중 물맞이 중인 제주 서귀포 해녀 할머니
연중 바다 속을 들고나야 하는 제주 해녀들에게 쉴 틈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해녀들의 바다 일이라는 게 워낙 힘이 들다보니 너나없이 두통과 신경통은 기본이라던가.

이런 해녀들에게 건강한 여름나기 비법이자 축제가 있으니 바로 ‘물맞이’다. 매일 들고나는 바닷물도 모자라 물맞이라니 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해녀들이 음력 7월 보름, 백중을 전후해서 하는 물맞이는 폭포 아래서 하는 연례행사다.

백중을 전후한 무렵이면 반나절은 바닷속에서 다시 반나절은 뙤약볕 아래서 하던 잡초매기 등 논밭 일이 얼추 마무리되니 가을을 앞두고 잠시 숨을 돌릴 틈을 얻게 된다.

해녀들은 이 때 소정방 폭포와 돈내코로 몰려가곤 하는데, 폭포 아래서 온몸에 물을 맞으며 뙤약볕 더위도 식히고 지병처럼 달고 사는 두통과 신경통 등의 통증도 잠시나마 다스려 보자는 생각에서다.

해녀들 뿐만이 아니다. 제주 아낙네들은 백중날 물을 맞으면 신경통과 함께 다가올 겨울철 감기예방에 좋다는 것을 익히 아는 까닭에 물맞이를 한다.

▲ 물맞이 명소 소정방폭포
특히 바다를 향해 쏟아져 내리는 물을 ‘약물’이라 여기는데, 이를 마시기도 하고 맞기도 하는 게 바로 물맞이란 제주 풍습이자 해녀들의 건강 비법이다.

이런 물맞이는 건강도 챙기고 동시에 시원한 폭포수의 차가운 물줄기 아래에서 잠시나마 불볕더위를 잊어볼 수 있다.

최근에는 관광객들까지 백중과 상관없이 폭포 수 아래로 들어가곤 하는데, 웬만한 인내심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보통 차가운 물이 아니기 때문인데, 그럴 때면 바로 곁, 햇볕 내려 쪼이는 몽돌 밭에 누우면 된다. 해녀들은 미리 준비해 간 ‘전복삼계탕’으로 속을 덥게 하기도 한다.

연일 폭염주의보가 내리는 요즘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니 제주 해녀들의 물맞이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 물맞이 후 휴식중인 해녀들과 관광객과 물맞이 중인 제주 해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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