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돔으로 유명한 제주 보목리 어업인들은 양력 5월이면 자리돔잡이를 시작해 8월말까지 잡아낸다.
이 무렵이면 이미 제주 곳곳에서 ‘자리물회’와 구이를 찾는 제주 토박이 손님들이 늘어가기 때문인데, 그 인기는 8월 휴가철에 절정을 이룬다.
요즘에야 별미거리로 자리물회를 많이 먹는다지만, 그 옛날 제주도 사람들은 한여름 시원한 자리물회 한 그릇으로 몸에 달라붙는 불볕더위를 쫓음과 동시에 기 빠진 몸에 영양보충을 했다.
뼈 채로 먹으니 칼슘·지방과 고단백 영양분을 몸에 받아들일 수 있어 좋다 했다.
더불어 요즘 제주 남정네들이 자리물회를 찾는 이유는 영양 운운하는 것보다는 해장국 대신이라 했다. 술 먹은 다음날 숙취해소에는 물론 여자들의 피부미용에도 좋다던가.
게다가 국물이 입맛을 당기게 해 밥맛을 잃은 사람에게도 좋고, 소화가 잘 되니 위장이 약한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겠다.
자리돔젓도 식탁 위에서 연중 보이지 않으면 섭섭하다 한다. 제주 사람들은 자리돔젓을 삼겹살 구워먹는 자리에서부터 아침상에 까지 빼놓지 않는다.
그러니 밖엣 생활을 하고 있는 제주 토박이들은 어쩌다가 그 냄새만 맡아도 절로 고향생각을 할 정도라던가.
이런 자리돔젓은 여느 생선젓갈과 마찬가지로 자리돔을 통째로 소금에 절여두고 두어 달 정도 숙성시킨 뒤에 상에 올린다.
자리돔젓이 완숙되면 짙은 갈색을 띠는데, 완전히 숙성이 되었다해도 본 모양새를 잃지 않는다. 살이 여문 까닭인데, 잘 익은 자리돔젓은 약간 콤콤하면서도 ‘쌉쌀 구수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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