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1980년대 중반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어선마력당 생산량은 이미 1980년대 초반부터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즉 이미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자원은 1980년대 초반부터 남획에 이르렀으나 연근해 어획노력량은 1990년대까지 증가하였다. 작금의 어획량 감소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경영은 점차 악화되었고 자본력이 떨어지다 보니 어선 및 어선원의 작업환경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서 어선의 노후화 및 어선원의 고령화와 외국인선원 증가로 이어졌다. 이러한 어선의 노후화와 어선원 문제는 또다시 경영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 연근해어업은 노동집약적 어업생산 체제와 원물중심의 판매체제를 고수하고 있어 노동력 절감 등 비용 감소와 어획물의 부가가치 제고를 통한 수익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어 있다. 현재와 같은 구조가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자원은 심각한 고갈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고 어업 자체가 존립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 연근해어업에 대한 진단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연근해어업의 발전 저해요인을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더 이상의 어업생산량 증대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업생산 증대를 통한 어업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현재와 같은 어업생산 및 경영구조 하에서는 경쟁력을 증대시킬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이 현재와 같이 남획한 어획물을 선호하지도 않을 것이며 원물 상자단위 상품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심각한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마련을 위하여 필자는 세 가지 기본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대량생산 어업구조를 탈피하는 것이다. 둘째, 원물 중심의 판매체제를 벗어나야 한다. 셋째,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기 위한 문화가 있는 수산물을 판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방향 하에서 크게 두 가지 전략을 제시해 본다. 첫째는 자원관리를 기반으로 한 어업구조를 재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TAC(총허용어획량)를 전 업종으로 확대하여 더 이상의 남획을 방지함과 아울러 TAC와 연계한 감척을 통해 적정 어획노력량을 유지시켜야 할 것이다. 금지체장 및 산란기 어획 금지 등 간접적 규제는 자원 회복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이며 TAC 제도가 완성단계에 들어서면 각종 어업관련 규제를 대폭 폐지 또는 완화함과 아울러 연안어업과 근해어업의 수역을 구분하여 경쟁적 조업구조를 없애야 할 것이다. 자원관리에 관한한 세계적으로 가장 선진국인 뉴질랜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전략은 가치사슬형 어업경영 구조로 재편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안으로는 우선 저비용 고효율 어업구조로 재편하는 것이다. 즉 어획단계에서부터 어획물의 선도 유지 및 저비용 어업선단 구조로의 전환을 통해 비용절감과 수익증대를 꾀함과 동시에 노동생산성이 높은 어선원의 유입과 노동력 절감을 위하여 복지·안전형 어선건조 및 기계화와 자동화가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소비자 니즈에 맞게 어획물을 판매하여야 한다. 즉 산지에서 살코기로 가공하여 상품화하는 것과 위생안전형 산지 양륙시설의 현대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수직통합형 기업화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전략은 주로 근해어업이 해당되는데 어업생산-가공-유통-수출을 하는 통합기업으로 발전시켜야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상 두 번째 전략의 모범사례는 아이슬랜드와 노르웨이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연근해어업은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수산물을 국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매력적인 산업이다. 만약 자원이 고갈되고 연근해어업이 사라진다면 수입을 통해 수산물을 공급하여야 하므로 국부가 새어 나가게 되는 경제적 피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연안 어촌에 거주하는 어업인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어 어촌정주권도 무너지게 될 것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모든 국민의 자산인 수산자원을 고갈시킴으로써 국민적인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폐해를 막기 위해 정부와 업계는 전향적으로 지금의 상황을 인식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