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가 지켜야 할 예의염치(禮義廉恥)
공직자가 지켜야 할 예의염치(禮義廉恥)
  • 김병곤
  • 승인 2018.03.22 11:16
  • 호수 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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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염치(禮義廉恥)라는 말이 있다. 관포지교의 관중이 지은 관자의 목민편에 나오는 말이다. 나라를 버티게 하는 덕목 4가지를 예도 예(禮), 옳을 의(義), 청렴할 염(廉), 부끄러울 치(恥)로 요약했다. 그는 이 덕목 중 하나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고, 둘이 없으면 위태롭게 되며, 셋이 없으면 근간이 뒤집어지고, 넷 모두 없으면 그 나라는 결국 망하게 된다고 했다.

예는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며 의는 사람으로서 지키고 행해야 할 바른 의리다. 염은 청렴과 결백, 검소와 곧고 바름을 뜻하고 치는 부끄러움과 창피함, 욕된 것을 아는 것을 말한다. 예의염치(禮義廉恥)란 예절과 의리와 청렴과 부끄러움을 아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이 덕목은 우리가 모두가 지키며 살아가야 하지만 나랏일을 하는 공직자들에게 더욱 엄격하게 적용돼야할 필수 덕목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는 염치없는 자들과 일들이 만연해 있다. 특히 정치권의 대열에 빌붙고 감독기관에 있던 공무원들이 산하단체에 낙하산으로 마치 자신들의 퇴직 후 정해 놓은 자리인냥 부끄럼 없이 내려오고 있다.

수협중앙회도 낙하산 인사가 도마 위에 오르내린다. 현재 조합감사위원장이 사직을 했다. 후임에 또 해양수산부에서 내려오겠다고 자리를 비켜달라는 소문이다. 마치 조합감사위원장 자리가 해수부 공무원들이 예약해둔 자리인 듯 하다. 정권은 바뀌었는데 정부는 아직 바뀌지 않았다. 수협은 분명 협동조직이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협동조합은 경제적 약자들이 인적 결합을 통해 상부상조를 원칙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스스로 확보하는 자주와 자조를 본질로 하는 경제적 단체다. 그래서 정부의 간섭과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면 자주성의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해수부는 틈만 나면 퇴직자를 내려 보냈다. 물론 낙하산 인사가 모두 부적격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수협에서 낙하한 인사들이 조직의 발전에 기여한 것은 미미하다는 여론이다. 해수부 출신들은 과거 임원으로 내려오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감사자리로 왔다. 어느 때는 중앙회 감사와 조합 감사로 같이 내려와 서로 의견 다툼이 있기도 했다. 중앙회 감사위원회는 수협 설립과 함께 태동했다. 그러나 조합 감사위원회는 “중앙회는 회원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하며 ‘조합감사위원회’를 둬 조합원에 대한 권익보호와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2001년 신설됐다. 위원장은 모두 6명이 거쳐 갔다. 초대 위원장은 수협출신이 맡아 기틀을 잡았다. 이후부터는 줄곧 해양수산부 출신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해수부 출신 두 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낙하산 인사에 의해 희한한 일도 벌어졌다. 노조에서 낙하산을 반대하자 우선 수산경제연구원장으로 발령받고 시간이 지나 다시 점령했다. 또 다른 감사위원장은 대낮에 막걸리를 먹고 감사실장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사태도 있었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19대 국회때 중앙회 감사위원회와 조합 감사위원회의 통합을 시도했었다. 두 기구를 합쳐 중앙회와 조합을 완전한 정부 수하에 두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에 밀려 그대로 유지됐다.

조합 감사위원회는 회장 소속으로 회장 권한을 위임받아 조합 업무를 감사하는 수협법의 특별규정을 둔 독특한 형태의 감사기구다. 위원장은 회장이 임명하고 위원회에서 호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위원장을 해임 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신분도 애매하다. 급여는 임원급 수준이다. 조감위가 만들어진지 20여년이 다돼가도 정부는 위원장의 신분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낙하산에만 혈안이 돼있다. 또다시 조합감사위원장이 낙하산 인사로 채운다는 항간의 소문이 기우이길 바란다. 훌륭한 인재는 수협 조직에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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