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30)
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30)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03.15 09:56
  • 호수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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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현재와 달라진 우리 수산물의 현황을 살펴보고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뽀글뽀글 소리 나서 보구치

보굴대어(寶窟帶魚)【보구치】

서해에서 난다. 머리가 크고 입이 넓다. 몸은 위가 둥글고 아래로 내려오면서 점점 좁아지고 꼬리가 살짝 갈라졌다. 등마루에는 성긴 지느러미가 있고 머리와 꼬리 가까운 곳에는 모두 억센 지느러미가 있다. 그 등 주변의 몸과 지느러미는 모두 엷은 황색이고 배 주변의 몸과 아가미는 모두 엷은 흰색이다. 큰 것은 1자가량 된다. 고기는 꽤 살지고 맛있다.
 

평설

어명고에서 보굴대어라 기록된 물고기는 오늘날의 이름이 보구치다. 보구치는 몽어목 민어과의 고기로 보개어, 보굴치, 녹조기, 보석어, 반애, 석두어, 석두 등의 한자 이름이 있다. 청조기, 보거치, 가죠기, 흰죠기 등의 방언이름도 있다. 보구치는 참조기와 비슷하게 생겼고 부세, 수조기와도 닮아서 보구치의 방언이름에는 다름 조기 종류의 이름이 섞여 있다.

우리연안에서 나며 다도해에서는 6월이 성어기다. 크기는 30㎝ 정도이고 따뜻한 바다의 중층이나 하층에서 무리를 이뤄 헤엄쳐 다니며 부레를 움직여 높고 큰 소리를 낸다. 이 뽀글뽀글하는 소리에서 보구치라는 이름이 생겼다. 이렇게 물속에서 소리를 내는 것은 민어과 물고기의 특성이다.

서해안에 살다가 가을철에 남쪽으로 이동해 1~3월 제주도 서남해역에서 겨울을 나고 봄에는 다시 북쪽으로 이동해 서해안으로 돌아간다.

 

칼국수·해장국 국물엔 참조개

합리(蛤蜊)【참조개】


바닷가 곳곳에 있다. 껍데기는 회색을 띤 흰색이고 가늘고 가로로 된 결이 있으며 입술은 엷은 자주색이다. 살은 장이나 젓을 담글 수 있고 껍데기는 불에 태워 부숴 회를 만들 수 있지만 굴 껍데기로 만든 회에는 미치지 못한다.

평설

어명고에 합리, 참조개로 기록된 조개는 바지락이다. 한자사전에는 리는 ‘참조개 리’로 참조개, 바지락, 새조개란 뜻으로 돼 있다. 바지락은 백합과 같이 백합과에 속하는 조개다. ‘자산어보’에는 천합이란 이름으로 “살도 풍부하며 맛이 좋다”는 기록이 있다.

바지락은 껍데기의 길이가 4㎝, 높이는 3㎝ 정도며 회색을 띤 흰색에 회색을 띤 푸른색의 무늬가 있으나 개체변이가 심하다. 민물이 섞이는 모래펄에 사는데 바지락과 바지라기, 바지락조개, 바지랑이, 참조개로 불리기도 한다.

한국인이 많이 먹는 조개로 주로 국물을 내는데 사용되며 칼국수와 해장국 국물에도 잘 어울리는 조개다. 양식이 쉬워 어업인들의 소득원으로 활용된다. 칼슘과 철, 인 비타민 B2가 풍부해 담즙의 분비를 촉진하고 간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 예로부터 황달에 바지락 끓인 물을 먹였다. 피로해소 및 숙취제거 식품으로 애용되며 조혈작용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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