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도 모수자천(毛遂自薦)문화가 필요하다
수협도 모수자천(毛遂自薦)문화가 필요하다
  • 김병곤
  • 승인 2018.03.08 17:55
  • 호수 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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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수자천(毛遂自薦), 낭중지추(囊中之錐). 사기(史記) 평원군열전에 나오는 말들이다.

낭중지추는 ‘주머니 안에 송곳을 넣으면 언젠가 밖으로 뚫고 나오는 것처럼 숨은 인재는 반드시 눈에 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모수자천은 ‘모수가 스스로를 천거했다는 뜻으로 인재가 자진해서 나선다’는 말이다.

전국시대 말기에 조나라가 진나라의 침략으로 멸망의 위기에 봉착했다. 이때 조나라의 재상인 평원군은  초나라로 구원병을 청하러 가면서 식객 20명을 데리고 가려고 19명을 뽑았으나 한 명을 선발하기 힘들었다.

이때 모수라는 사람이 자청했다. 그러자 평원군은 코웃음을 치면서 “주머니 속의 인재는 언젠가 튀어나오기 마련인데 당신이 3년간이나 나와 함께 지냈지만 이름이 알져진 적이 없지 않가”하며 거절했다.

이에 모수는 “저를 주머니 속에 한 번도 넣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며 “만일 주머니 속에 넣어 준다면 그 손잡이까지 드러내 보이겠다”고 말했다. 결국 평원군은 모수를 수행원으로 발탁했고 초나라의 지원군을 얻는데 큰 공을 세웠다. 이후 조나라로 돌아온 평원군은 이후 모수를 후하게 대접했다고 전해진다. 이 고사는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는 모수가 스스로를 천거하지 않았다면 결국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력도 없는 사람이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자만에 빠지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지만 실력이 있으면서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 또한 슬기롭지 못한 행동이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직장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재주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모두 다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명인들이 어느날 갑자기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한 사례도 많다. 아무리 뛰어났더라도 스스로를 낮추지 못하는 사람은 오래가지 못한다. 얄팍한 지식과 재주만을 자랑하거나 함부로 나서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눈앞에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 이득만을 쫓아가는 사람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수협은 지금 대폭적인 인사이동이 예고돼 있다. 상임이사와 사외이사 선출과 상무 발탁이 눈앞이고 예년과 달리 1월 정기인사가 늦춰져 이달 말에 있을 예정이다. 

조직원들의 관심이 모두 쏠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늘 수협은 임원 발탁에 어려움이 있었다. 선뜻 임원에 나서겠다고 자처하는 사람도 없거니와 인사권자들이 현직 부장들을 지목을 해도 거부하는 사례가 종종 많았다. 이는 연봉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현재 수협임원들의 연봉은 중고참 부장급 보다 적다. 여기에 희망퇴직금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명예퇴직을 앞둔 부장들의 경우 섣불리 이사나 상무자리에 나서지 않는다. 더구나 희망퇴직을 할 경우 임원으로 발탁되면 퇴직금 일정부분을 내놓아야 한다. 수협임원들의 급여 수준은 시중은행과 비교해 볼 때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성과급에서도 차이가 많다. 그래서 임원들의 연봉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정부나 국회는 수협의 연봉문제에 딴지를 거는 경우도 허다하다.

조직원이 말단에서 출발해 임원까지 오르겠다는 것은 모든 봉급쟁이들의 꿈이다. 하지만 수협에서는 이를 기피하는 현상이라면 임원들의 연봉을 현실적으로 정정해야 할 것이다. 흔히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고 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이다. 수협 조직원들도 모수자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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