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협력, 수산업부터 시작하자
한·러 협력, 수산업부터 시작하자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02.08 00:55
  • 호수 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지난해 12월 7일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출범했다.

러시아와의 협력사업을 관장하는 전담 기구가 새정부 들어 설립된 것이다.

러시아와 한국 측의 입장과 요구사항 등을 적극 조율하여 분야별 협력을 가시화할 콘트롤타워가 마련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이고 환영할만한 일이다.

출범 직후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나인브릿지(9-Bridge: 9개 다리)’전략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대통령이 작년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가스와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등 9개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신동방정책’을 내세우며 극동개발로 활로를 찾겠다는 러시아 측의 입장도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에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관심 있게 보아야 할 점은 바로 한-러 양국 모두가 공통 협력 분야로 수산과 에너지 분야를 꼽고 있다는 것이다.

아홉 개의 다리 가운데 가장 먼저 손쉽게 건설해서 실질적 교류를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에너지 분야는 대규모 자본과 기초 인프라 건설 등이 요구됨에 따라 중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불가피하다.

수산·에너지, 공통 협력분야 부상

반면 수산분야는 적은 자본으로도 당장 시작할 수 있다.

러시아의 풍부한 수산자원을 이용해 신규 일자리 창출과 수산가공산업 발전 등 짧은 기간 내 가시적 성과 창출이 가능하다.

한국과의 협력이 실효성 있고 유용하다는 인식을 러시아 측에 심어줄 수 있는 최상의 분야인 것이다.

수협은 정부의 본격적인 북방경제협력 추진 이전부터 러시아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민간 차원에서 수산분야 투자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7월말 캄챠카 주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한데 이어 제3회 동방경제포럼에는 러시아 정부 초청패널로 수산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가시적 성과에 다가서고 있다.

현재 우리 수산업은 연근해 어족자원이 고갈되는 상황에 대응하여 효과적인 자원회복방안이 요구된다.

동시에 미래산업으로 주목받는 양식어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안정적 사료조달도 과제로 떠올랐다.

수협은 한국 자본으로 러시아에 양식용사료에 필요한 어분을 생산하는 시설을 세우고 우리 어선이 극동수역에서 어획한 원료어를 공급하는 방식의 수산협력을 추진해왔다.

러시아는 산업기반과 일자리를 확보하고 우리는 양식사료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받는 협업체제를 갖춘 셈이다.


양식업 육성, 명태 조달 확대 기대

특히 우리 어선이 러시아 수역에서 조업하면 연근해 어장에서 어획강도가 줄어듦으로써 자원 증식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통적 선호어종으로 우리 식생활과 밀접하지만 연근해에서는 멸종된 명태는 러시아와 수산협력이 강화되면 더욱 안정적으로 조달받을 수 있다.

올해 수협은 270억원의 예산을 선제적으로 편성해 언제든 러시아 측과 협력사업을 개시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고 올해 안으로 구체적 성과를 낼 계획이다.

앞으로 수협은 수산분야에서 축적한 경험과 투자협력의지를 바탕으로 북방경제협력위원회와 함께 러시아에서 수산분야 협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힘과 정성을 다할 것이다.

수산이 교두보가 돼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아홉 개의 다리가 빠른 시일 안에 모두 완공될 수 있길 바란다.

※이 글은 이데일리 2월 6일자 25면에 게재된 기고문을 전재한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