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에도 백락(伯樂)의 눈이 필요할 때다
수협에도 백락(伯樂)의 눈이 필요할 때다
  • 김병곤
  • 승인 2018.02.01 16:11
  • 호수 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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伯樂一顧 驥服鹽車(백락일고 기복염거)'  백락은 소금수레를 끄는 천리마를 한눈에 알아보았다는 말이다.

명마도 백락(伯樂)을 만나야 세상에 알려진다는 뜻으로 재능 있는 사람도 그 재주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야 빛을 발한다는 의미다. 중국 진나라 때 명마, 준마를 한눈에 알아보는 손양(孫陽)과 결부된 고사성어다.

손양은 천리마를 관장하는 신(神)이라고도 불리며 다른 이름은 백락이었다. 어느 날 그는 소금수레를 끌고 힘들게 언덕을 오르는 노쇠한 말 한 마리를 보게 됐다. 그 말은 무릎이 꺾이고 꼬리는 축 늘어져 매우 늙고 초라해 보였으나 손양이 자세히 살펴보니 ‘준마 중의 준마’라는 천리마인 것을 단숨에 알아보고 자신의 비단옷을 덮어 주었다. 천리마는 자신을 알아주는 그를 보고 그 자리에서 하늘을 우러러 슬피 울었다고 한다. 분명한 명마로 세상에 태어났으나 그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채 늙어가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매우 서러웠을 것이다. 이처럼 세상에는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능력을 인정받지 못해 세상에 큰 뜻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비단 말(馬) 뿐 만 아니라 사람과 조직도 마찬가지다.

수협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바다를 관장하고 있는 수협이야 말로 그 자체가 블루오션이다. 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21세기에 가장 유망한 산업은 수산업”이라고 일찍이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식량문제는 육지를 떠나 바다에서 찾아야 한다고 예언하고 있다. 분명 바다가 바로 우리의 살 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와 궤를 같이하며 수협이 새해 들어 ‘청색경제’를 주창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미래 100년의 수협 만들기에 나섰다. 이른바 ‘신수협 중장기 발전계획’을 내놓았다. 35개 전략과제와 70개 세부이행과제를 던졌다. 이의 실천방향으로 변화혁신, 가치전문성, 어촌 활력 증진, 수협 역량 고도화, 수산업 가치 제고를 선정했다. 이를 위해 사업부문별로 △조직 보유역량 전문화 △협동조합 본질적 가치 실현 △어업인·수익 중심 경영내실화 △안정적인 공제사업체제 확보 △유통·판매·수출중심 경제사업 실현을 전략 목표로 세웠다.

수산인에게 풍요로움, 고객에게 신뢰감, 임직원에게 자긍심을 주는 수산업 중심체로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협동조합이 되는 것을 미션으로 제시했다. 수협중앙회는 △조직전사 △교육지원 △상호금융 △공제사업 △경제사업 등 모두 5개 부문으로 신수협 중장기 발전계획의 세부 추진계획도 마련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조직 인력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인문과학과 자연과학, 기술과 기술이 융합하는 컨버전스 시대다. 최근 몇 년 동안 수협은 유능한 인재들이 입사했다. 이들을 조직이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공부 머리도 타고난다 하지만 일머리도 타고 난다.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학생이 폴리텍대학에서 산업잠수기술을 배워 억대 고액 연봉자가된 사례도 있다. 수협의 천리마들을 소금수레만 끌게 할 수는 없다. 수협이 이들에게 일머리를 개발해 수협을 이끄는 당찬 천리마가 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오는 2022년이면 수협은 60주년을 맞는다. 새로운 조직 발전계획을 잘 실천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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