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구이의 왕 키조개
조개구이의 왕 키조개
  • 김상수
  • 승인 2010.08.11 21:02
  • 호수 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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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만점에 맛도 좋아

▲ 키를 닮았다해서 붙은 이름이 키조개다

키조개는 우리 연안에 서식하는 패류 중 가장 큰 조개로 알려져 있다. 그 길이가 30센티미터 안팎까지 자랄 정도인데, 이렇듯 키가 커서 키조개란 이름을 얻은 것은 아니다. 조가비 모양새가 곡식 따위를 까불러 바람결에 쭉정이나 티끌을 날려보내는 도구 키(箕)를 닮았다 해서 키조개다.

키조개는 주로 서남해안에서 서식하며 잠수기 어업인들과 형망 어선에 의해 어획되고 있다. 장흥 등 득량만 어업인들은 청정해역에서 이를 양식, 고소득을 올리기도 하는데,  高단백 底칼로리에 필수 아미노산과 철분의 함량이 특히 많아 빈혈과 동맥경화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육류에 버금가는 바다 먹거리다.

남도사람들은 ‘달보드름하다’는 말로 키조개의 맛을 표현하는데, 달콤하면서도 부드럽다는 뜻이라 했다. 장흥군 아낙네들은 식구들의 여름 보약을 대신해 곱게 간 쌀가루를 물에 풀고 키조개 패주(貝柱)를 썰어 넣어 끓인 ‘키조개탕’을 식탁에 올리기도 한다는데, 술 먹은 남정네 이튿날 속풀이에도 이만한 게 없단다.

▲ 키조개 패주와 채소를 넣어 매콤하게 구운 키조개 구이 / 키조개회 / 키조개탕

주로 오뉴월에 많이 잡아내고 7월과 8월은 금어기지만, 피서철인 요즘 냉동해 두었던 키조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해수욕장 주변 조개구이 전문점 불판에서 윗자리를 차지하는 키조개는 굽는 데로 먹는 다른 조개들과 먹는 방법에서 차이가 난다.

▲ 키조개회무침
먼저 키조개 속살을 저미듯 썰어 조가비에 담고, 매콤한 양념에 양파며 마늘 등을 곁들여 보글보글 끓인 뒤에 먹는 것이다. 술안주로 인기요, 한여름 별미 밥반찬으로도 최고라 칭할만하다.

보령·안면도 등 서해안 갯마을에서는 삼겹살 불판에 버터를 두르고 구워내는 ‘키조개 버터구이’도 피서객들이 좋아하고, 세로로 썰어낸 패주에 온갖 야채를 넣어 무쳐내는 ‘키조개회’는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이 말 그대로 입이 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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