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가을바다의 조화
山, 가을바다의 조화
  • 김상수
  • 승인 2010.01.05 20:58
  • 호수 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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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돌산 임포마을


바다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섬 여행객들이 바다날씨를 염려하는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섬에 들어갔을 때 자칫 주의보라도 내릴까하는 걱정에서 인터넷을 뒤져 차로 갈 수 있는 섬을 찾는데, 이때 첫손에 꼽히는 추천지가 바로 여수 돌산도이다.

▲ 바다를 향해 가는 거북머리를 닮은 돌산 임포마을
/차타고 가는 섬 여행/
차를 몰고 온 여행객들은 먼저 2012년 엑스포로 남해안 시대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른 전남 여수를 찬찬히 구경하고 나서야 돌산대교를 건넌다. 돌산읍을 지나고 17번 국도 끝에서 다시 1번 지방도로를 갈아타면서 40여분을 더 달려 차를 세운 곳은 돌산읍 율림리 임포마을. 코앞이 바다요, 등 뒤로는 금오산이 가파른 산세를 보여주는 전형적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마을이다.
▲ 벼랑에 지은 향일암과 바다풍경
단풍이 한창인 금오산에 오른다. 정상에 올라야 거북이 경전을 등에 지고 용궁으로 들어가는 형상을 한 금오산(金鰲山)을 볼 수 있다는 얘기가 새삼 떠 오른다. 만만치 않은 경사의 산길을 오르다 보면 일부러 새긴 것처럼 바위 거죽마다 얕게 파여 갈라진 금이 눈에 든다. 거북이등처럼 생긴 이 무늬로 인해 여행객들은 금오산의 별난 기운을 느끼곤 한다.
이윽고 정상. 눈 아래로 먼저 보이는 것은 향일암(向日庵)이니 한자 뜻 그대로 태양을 향한 암자다.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다시 오르기가 힘이 드니 종일을 그곳에서 보내며 절경을 담는 사진작가들도 많단다. 강화 보문암, 양양 낙산사 홍연암, 남해 보리암과 함께 전국 4대 관음도량 중 하나.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해수관음도량으로 본래의 ‘원통암(圓通庵)’을 세운 때가 640년 전후라는 설명이다.
암자 뒤편은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입구는 아름드리 후박나무·소나무·동백나무 등으로 그득 차있다. 일주문을 지나 왼쪽 계곡을 따라 암자까지 이어진 오솔길도 여행객들이 좋아 하는 코스. 길이는 짧지만 두껍게 층을 이루며 쌓인 낙엽이 발에 밟힐 때마다 사각사각하는 가을 느낌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북머리인 듯 바다를 향해 뻗은 산자락 하나가 보인다. 등산 전, ‘거북운운’하던 말이 떠오르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영락없는 거북머리, 거북의 등허리다. 다시 눈길을 바위너머 바다로 돌린다. 순천만·여수만으로 나뉘는 바다다. 바다에 따로 선을 그어 놓은 것은 아니나 한 가운데쯤 두 바다를 향해 튀어나갈 듯한 모양새로 있는 게 돌산도니 두 바다를 모두 품안에 둔 셈이다. 게다가 한려수도의 시작점이자 서쪽 끝자락이기도 하니 풍광이 그만이다.

▲ 말린 홍합

/임포명물 홍합과 갓김치/
임포마을 어업인들이 몰두하는 바닷일은 홍합과 굴양식이다. 돌산 다른 어촌도 마찬가지여서 돌산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보이는 갯가마다 어김없이 굴 종패장이요, 바다 위에는 굴과 홍합을 줄줄이 달고 있는 띔개 천지다.
임포 어업인들은 이미 홍합 첫 채취에 들어갔다. 이제 내년 4월까지는 애면글면 홍합이 달려있는 친승 줄을 올려야 하는 것이다. 하산 길 양쪽 좌판마다 임포 어업인들이 길러낸 홍합 말린 것이 천지로 나와 있다. ‘국물을 내도 좋고 졸여 먹어도 맛이 좋다’며 아낙네들이 앞다퉈 지갑을 열고 남정네들은 소주 한 잔 생각에 군침을 삼킨다.

임포마을 어업인들이 몰두하는 바닷일은 홍합과 굴양식이다. 돌산 다른 어촌도 마찬가지여서 돌산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보이는 갯가마다 어김없이 굴 종패장이요, 바다 위에는 굴과 홍합을 줄줄이 달고 있는 띔개 천지다. 임포 어업인들은 이미 홍합 첫 채취에 들어갔다. 이제 내년 4월까지는 애면글면 홍합이 달려있는 친승 줄을 올려야 하는 것이다. 하산 길 양쪽 좌판마다 임포 어업인들이 길러낸 홍합 말린 것이 천지로 나와 있다. ‘국물을 내도 좋고 졸여 먹어도 맛이 좋다’며 아낙네들이 앞다퉈 지갑을 열고 남정네들은 소주 한 잔 생각에 군침을 삼킨다.

▲ 돌산 해안에서 그물작업중인 어업인들

이런 임포 홍합은 여수시에 의해 ‘지리적표시’ 등록이 추진중이기도 하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그 동안 패류독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 지리적표시 등록을 할 경우 품질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한편 여행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또 하나의 돌산명물은 갓김치다. 임포마을 뿐만 아니라 돌산도 전체의 명물인 갓김치는 매콤하게 톡 쏘면서도 쌉싸래한 맛으로 왕성한 식욕을 돋운다.

▲ 돌산 명품 갓김치를 담그는 아낙네
바닷바람이 기른 갓과 바닷물, 젓갈에 돌산 아낙네의 손맛이 보태져서 낸 가을의 일품 토속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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