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26)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26)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12.13 12:27
  • 호수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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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 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과거와 달라진 수산물 생태와 현황을 비교하고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기를 보하는 바닷물고기
‘대구’

화어(吴魚)【대구】

동해와 남해에서 난다. 몸은 쟁반처럼 둥글고 납작하다. 비늘이 없고 색깔은 누른빛을 띤 검은색이다. 육질은 단단하지만 껍질째로 빨리 말려【첩(輒)의 음은 接(접)이며 소금을 뿌리지 않고 말린 생선을 접이라 한다.】건어를 만들면 오그라들어서 주름이 생긴다.

성질은 평순하지만 맛은 짜다. 먹으면 기를 보하는데 반쯤 말린 것이 더욱 맛이 있다. 입이 매우 큰 데 입을 벌리면 둘레가 몸 둘레와 같다. 그래서 속명이 대구어(大口魚)다.

『동의보감』에는 화어라고 돼 있는데 『자서』에는 없는 글자다. 이조원의 『연서지』에는 “『자서』에는 화자가 있다”고 하고 “물고기 중에 큰 것이다. 조선 사람들은 화라고 쓴다. 문자는 다르지만 뜻은 같은 것”이라고 주석을 냈다.

평설



화어는 대구목 대구과의 바닷물고기인 대구다. 머리가 크고 입이 커서 대구 또는 대구어라고 부른다. 비린 맛이 없이 담백해서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었다. 멀고 찬 바다에 사는 물고기어서인지 ‘자산어보’와 ‘우해이어보’에는 기록돼 있지 않다.

대구는 한국과 일본, 알래스카 등의 북태평양연안에 살며 생김새는 명태와 비슷하지만 몸 앞쪽이 보다 두툼하고 뒤쪽은 점차 납작해진다. 크기는 태어나 2~3년에 50㎝ 가량 되고 1m 정도까지 자라기도 한다. 몸무게도 많이 나가는 편이어서 큰 것은 20㎏을 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대구는 예로부터 한약재로도 이용됐으며 민간요법으로 젖이 부족한 산모에게 대구탕을 끓여 줬고 씻지 않은 대구를 그대로 달여 구충제를 대신하기도 했다.(이두석 외, 2007) 조선시대에 대구는 일본으로 수출됐다. ‘화한삼재도회’에도 “말린 대구는 색깔이 흰 것이 상품이고 황색을 띤 것이 그 다음 간다. 조선국으로부터 온 것은 살이 두텁고 맛이 좋다”고 기록돼 있다. 이학규(1770~1835)의 글에도 “대구 첫물을 맛보니 생각외로 살이 올라 있다. 바다 포구에서 모두 생것으로 거래된다. 애인들이 아주 좋아하며 무역선이 동래로 온다. 동지 이후에는 맛이 없어져 더 매매 되지 않는다. 어장은 가덕포에 있으며 대구와 청어가 난다(낙하생집)”고 했다.


다양한 이름을 가진 조개
‘백합’

백합(白蛤)

서해와 남해에서 나는데 껍데기는 옥처럼 희고 가늘며 가로로 결이 있는데 흰모시의 실오가리와 같은 까닭에 민간에서 저포합이라 한다. 껍데기째 삶아 익혀서 술안주로 낼 수 있고 소금에 절여 젓갈을 담아도 된다.

평설



어명고 원문에는 모시조개로 기록돼 있지만 모시조개와 백합은 별도의 종류다. 가무락조개는 껍데기가 검고 겉면은 가는 방사늑과 성장맥이 서로 교차돼 있다. 껍데기가 검다고 해서 가무락이라 한다. 패각의 색깔은 살고 있는 저질의 색깔에 따라 검은색에서부터 짙거나 옅은 황갈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역에 따라 다양한 방언으로 불린다. 대부분 지역에서 모시조개라 불리지만 인천과 영광, 함평에서는 까무락으로도 불린다. 인천과 군산에서는 까막조개, 장흥과 보성, 고성에서는 백대롱 혹은 흑대롱이라 한다. 이외에 군산에서는 대동이라고도 부르며 고창에서는 다령이라 불린다. 보령과 서천, 홍성에서는 검정조개, 서천에서는 대롱, 서산과 태안에서는 까막, 영덕에서는 깜바구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과 서해안에 분포하며 서해안에 특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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