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 수협
전남 고흥군 수협
  • 김병곤
  • 승인 2010.01.05 20:32
  • 호수 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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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반목 딛고 희망가(希望歌) 부른다'

▲ 고광남 조합장은 “올해 전 임직원들이 희생과 봉사로 복지수협으로 탈바꿈 시켜 밝은 미래를 어업인들에게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사진 김상수>


“더 이상의 좌절은 없다”, 한마음 2010년 비전 실현

고흥군수협(조합장 고광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만1769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조합원 숫자만큼 사업실적이나 경영상태는 부족한 것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조합구성원이 많다는 것은 조합의 여러 사업을 이용해 경영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조합원들 간 편 가르기 등의 반목과 갈등이 빈발할 수 있는 단점도 함께 있다.

고흥군수협은 국제통화기금(IMF)외환위기 이후 많은 조합들이 그랬듯이 금융기관의 충당금적립강화로 지난 2000년까지 일시에 150억원을 충당해야 만했다. 2002년말 83억원의 미처리 결손금 발생으로 정부로부터 경영개선자금을 받았다. 경영이행약정(MOU) 체결로 2개소의 상호금융점포를 폐쇄했다. 한때 14개소에 달했던 상호금융점포를 현재 7개소로 절반이나 줄였고 129명의 정규직원도 80명으로 감축했다. 간이사업장도 20여개소를 없앴고 고정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같은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조합장 선거 후유증으로 조합원들 간 갈등이 심화됐고 법정다툼까지 가는 등 내홍과 외부 분란이 끊이지 않았다. 조합경영은 악화일로로 치닫았다. 경영개선자금 투입 당시 -4.5%의 순 자본비율은 4,5년간 -5.2%대로 더욱 악화됐다. 경영실태 평가에서도 최하위권인 4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것이 2000년대 초중반까지 고흥군수협의 현주소였다.

그러나 기회란 항상 위기 속에서 찾아내며 희망은 늘 좌절을 딛고 잉태 된다고 했던가. 고흥군수협이 이제 달라지고 있다. 2007년 10월 고광남 조합장이 취임하면서 크게 변화하며 경영정상화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고 조합장의 경영방침은 임직원들과 조합원들의 화합과 오로지 경영정상화에 초점을 맞췄다.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려면 모든 주체들의 열린 마음이 필요하고 조합성장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모든 조합원들을 끌어안는 통합의 노력이 요구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그는 조합원들 간에 반목이 생길 때 마다 직접 중재에 나선다. 해법 역시 열린 마음과 타협의 정신에서 출발하고 있다.

특히 직원들에게 조합 살림은 자기 자신의 재산이라는 마인드를 수시로 심으면서 주인의식을 고취해 리스크를 최소화 하도록 주문한다. 뿐만아니라 매월 본점 상무들과 과장, 지점장을 소집해 월별 결산을 평가하고 정보공유는 물론 사업추진에 대한 각오를 다져나가고 있다. 또한 주기적으로 직원들과 공제가두캠페인, 프로모션행사, 실무진과 간담회, 건전결산 결의 산행을 하는 등 직원들과 경영진의 소통에도 노력했다.

▲ 조합원간 잦은 갈등과 반목으로 한때 경영이 크게 위축됐던 고흥군 수협은 지난해부터 경영정상화의 길에 들어선데 이어 내친김에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새벽을 여는 위판장 경매모습<사진 김상수>


고광남 조합장의 이런 경영 방침과 직원들의 적극적인 업무추진, 조합원, 고객의 호응은 지난 2008년 결산에서 그 결과를 그대로 입증했다. 사업규모 2109억원, 손익에서 법인세 납부 전 32억5400만원의 흑자를 냈다. 이는 1962년 조합창립 이래 최대 사업규모와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국내경기 침체에 따른 지역경기 한파와 고유가, 기자재 값 인상으로 출어마저 포기해야했던 수산업의 극심한 불황에서 일궈낸 성과이기 때문에 더욱 값졌다. 특히 공제사업 활성화, 관리채권회수, 경제·상호 무수익 채권감축에 각별한 노력으로 수많은 대외 포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순항은 계속됐다. 사업규모는 전년도보다 50여억원이 성장한 2150억원, 손익 15억원 이상 달성이 전망된다. 더구나 과거에 신청된 대손보전 불인정 등의 변수가 발생했지만 조합의 고질 연체채권은 모두 정리가 완료 됐다. 이와함께  대손판정, 대손보전 신청 대상채권은 건전 정리됐고 10%를 상회하던 연체율은 4.3%로 떨어졌다. 이 마저도 일부채권 경매가 종결되면 3%이하로 관리가 될 것이 확실시 된다. 예탁금 또한 전년도보다 200억 이상 순증을 한 1400억원을 돌파했고 예대비율도 신규 담보여신을 유치해 63%선까지 끌어 올렸다. 경제사업채권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수인한도 전산규제가 시행돼 앞으로 경제사업 수익률이 더욱 향상될 전망이다. 공제사업은 공제료가 150억원에 육박, 최초로 공제료 100억이상을 달성했으며 공제수수료만도 10억원 가까이 벌어들였다.

이로써 고흥군수협은 자본완전잠식조합에서 10년만에 10억여원에 이르는 일부 자본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순자본 비율은 -1% 대, 경영실태평가는 현재 3등급에서 앞으로 2등급 상승까지 전망하게 됐다.
고흥군수협 조합원과 임직원들에게는 그동안 ‘해도 안 된다’는 마인드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해보자! 조그만 더하면 된다’는 것이 모두의 생각이다. 지난날 역경 앞에서 좌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흥군수협 조합원과 임직원들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좌절은 한순간일 뿐이었다. 희망을 찾아 지친 몸을 다시 일으켰다. 그들은 경영정상화라는 희망을 간직한 채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새해 ‘비전2010! 하나로 뭉쳐 미래를 창조하는 고흥군수협’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직원공모를 통해 확정했고 한해사업에 대해 결의와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고광남 조합장은 “경영개선 자금 이자 지원이 불투명하는 등 더 많은 난관과 경영상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1만2000명이 하나가 되면 무서울 것이 없다. 하나로 뭉쳐진 힘 아래에서는 못 해낼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새해를 이렇게 예상한다.

그는 또 “올 한해 모두가 아낌없이 희생하면 분명 복지수협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수협의 정체성을 회복해 수협다운 수협으로 조합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그날을 위해 모두가 한 방향으로 전력투구해야 한다”며 “직원들과 조합원들이 호응해주고 있기에 우리수협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거듭 강조했다.

▲ 고흥군수협 전경 <사진 김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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