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25)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25)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11.29 10:31
  • 호수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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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 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과거와 달라진 수산자원을 비교하고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맛이 달고 기력을 돋우는 ‘명태’

명태어(明 鮐魚)【명태·북어】

관북의 바다에서 난다. 비늘이 없고 등마루는 엷은 검은색이고 배는 부연 흰색이다. 머리가 크고 길어 몸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몸은 둥글고 배는 부르며 끝으로 가면서 좁아진다. 꼬리는 작고 살짝 갈라졌다. 등위 머리 가까운 곳과 꼬리 가까운 곳 모두에 작은 지느러미가 있다.

알은 양쪽 알집이 꼭지를 같이하는데 작두콩의 꼬투리 모양과 같다. 사철 언제나 잡을 수 있는데 매년 섣달부터 시작해 그물을 쳐서 잡는다. 배를 갈라 알을 취하는데 색깔이 샛노랗고 소금 등에 절이면 붉은 색이 된다. 살은 머리와 꼬리까지 통째로 햇볕에 말려 담상(북어)을 만든다. 정월에 나는 것이 살이 잘 부풀어서 상품이고 2~3월의 것은 다음간다. 4월 이후에는 살이 단단해져서 하품이 되는데 모두 남쪽에서 원산으로 수송한다.

원산은 사방의 장사꾼들이 모여드는 도시다. 배로 하는 운송은 동해가를 따르고 말로 실어 나르는 것은 철령(함남 안변군과 강원 회양군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서울과 관북지방을 연결하는 교통 요지로 고개의 동쪽을 관동지방이라고 한다)을 넘는데 밤낮으로 그치지 않고 이어져 전국에 넘쳐난다. 우리나라에 많은 물고기가 있지만 오직 이 물고기와 청어가 가장 많이 유통된다. 이 물고기는 달고 따뜻하며 독이 없어 ‘위를 조화롭게 하고 기력을 돋우어 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사람들이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세간에서는 그 알을 명란이라고 하며 절인 것을 북훙어라고 하는데 본초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수록하지 않은 것이다.

평설


 어명고에 명태는 생것의 이름이고 말린 것을 북어라 한다. 『동국여지승람』에는 무태어라고 했고 『임하필기』등 여러 글에도 명태라는 이름이 나온다. 원양에서 잡히는 한류성 물고기여서 근해어류를 기록한 『자산어보』와 『우해이어보』에는 명태에 대한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 또 명태는 중국에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본초강목』 등 본초 관련 책에도 수록돼 있지 않다.

명태는 대구목 대구과에 속하며 오랫동안 우리 민족이 즐겨 먹었고 많이 잡히던 물고기다. 한류성어류에 속하며 무게는 600~800g으로 한국 동해와 북부 오호츠크해, 베링해, 알래스카에 걸쳐 수온이 10~12℃인 북태평양해역에 주로 분포한다. 무리를 지어 이동하고 생활하며 주낙이나 그물을 이용해 잡고 연중 내내 포획이 이뤄진다. 맛이 담백하고 어획량이 많아 중요한 수산자원 가운데 하나다.

명태란 이름이 붙게 된 연유에는 여러 설이 있다. 그 중 유명한 것은 ‘명천에 사는 태씨’설이다. “명천에 사는 어부 중에 태씨성을 가진 자가 있었다. 어느 날 낚시로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아 도백에게 드렸는데 도백이 이를 매우 맛있게 여겨 물고기의 이름을 물었으나 아무도 알지 못하고 단지 ‘태씨 어부가 잡은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이에 도백이 말하기를 ‘명천의 태씨가 잡았으니 명태라고 이름을 붙이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로부터 이 물고기가 해마다 수천석씩 잡혀 팔도에 두루 퍼지게 됐다.”

또 다른 설로는 “함경도 삼수갑산의 농민들이 영양부족으로 눈이 보이지 않게 된 사람이 많았는데 해변에 나가 명태 간을 먹고 돌아가면 눈이 밝아진다고 해서 명태라 불렀다”는 것이 있다.(이두석 외,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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