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24)
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24)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11.15 12:26
  • 호수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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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 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김장철 아이콘 ‘새우’

하(鰕)【새우】

‘본초강목’에는 미하, 강하, 청하, 백하, 이하, 해하 등의 종류가 있고 ‘화한삼재도회’에는 진하와 거하, 수장하, 백협하, 천하, 하강하, 추강하 등의 이름이 있다.

우리나라 동해에는 새우가 나지 않으므로 소금에 절여 젓갈을 만들어 전국팔도에 넘치게 하는 것은 모두 서해의 강하다. 속칭 세하라고 하는데 소금을 덜 치고 말린 것을 미하라고 하고 색깔이 흰 것을 백하라고 한다.

또 홍하라는 것이 있다. 길이가 1자 남짓 되는 것을 속칭 대하라고 하는데 ‘본초강목’에서 말한 해하다. 회로도 먹을 수 있고 국을 끓여도 되며 말리면 좋은 안주가 된다. 내와 계곡, 강과 호수에서 나는 니하와 천하 같은 것은 바다에서 나는 것처럼 많지 않고 음식의 재료로 쓰는 사람들도 드물다.

안: ‘이아’에서 호는 대하라고 했고 곽박의 주에서 ‘새우 중의 큰 것은 바다에서 나는데 길이가 2~3장이 되고 수염의 길이도 여러 자다’라고 했다. 단공로의 ‘북호록’에서 이르기를 “등순이 광주자사로 있을 때 어떤 손님이 등순에게 ‘새우 중에는 수염이 한 길이나 되는 것이 있는데 지팡이로 할 만합니다’라고 하자 등순이 믿지 않았다. 손님이 동해로 가서 수염이 4자가 되는 새우를 잡아다가 보여줬더니 등순이 그 괴이함에 감복했다”라고 했는데 이것 또한 새우 중의 아주 큰 것이다.

우안: ‘남해잡지’에서 말하기를 “장삿배가 파도 가운데서 두 개의 돛대가 흔들리는 것을 보았는데 높이가 10여장이었다. 배인가 보다 생각하고 있는데 나이가 가장 많은 뱃사공이 이것은 바다새우가 날씨가 갠 것을 틈타 2개의 수염을 말리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대체로 바다의 어족 중에 작은 것은 쌀겨와 같지만 배를 삼킬 수 있을 정도로 큰 것은 오직 새우만이 그러하다.

지금 해주 바다의 포구에는 한 종류의 새우가 있는데 바늘 끝처럼 가늘다. 바다소라, 오이와 같이 젓갈을 담그면 색이 푸른빛을 띤 자주색이고 맛이 달고 좋다. 세속에서 감동해라고 하는데 이것 또한 잔 새우로 대적할 만한 새우가 없다. 

평설

 새우는 십각목 새우아목에 속하는 동물의 총칭이며 우리나라에는 대하와 중하, 꽃새우, 중국점새우, 돗대기새우, 자중새우 따위와 같은 온대성 새우 종류가 많이 산다. 어명고의 새우는 일반명이거나 통명이어서 오늘날의 표준적인 이름을 비정하기 어렵다. 미하는 보통 쌀새우, 백하, 세하를 말하며 대하는 해하와 홍하를 말한다. 강하는 보리새우 혹은 참새우를 말한다. 니하와 천하는 민물새우를 말한다.

새우는 주로 젓갈을 담아 썼고 종류와 철에 따라 다양하다. 새우젓은 보통 육젓과 오젓, 추젓, 뎃데기젓, 자젓, 곤쟁이젓 등으로 나뉜다. 그 중 가장 상품은 6월에 잡은 것으로 담근 육젓이다. 색깔이 희고 살이 통통하며 맛이 고소하고 주로 김치 양념으로 사용된다. 육젓 다음으로 좋은 오젓은 5월에 잡은 새우로 담근 것으로 육젓과 추젓의 중간 크기다. 대체로 흰색이며 깨끗하고 육질이 좋다. 추젓은 가을철에 잡은 새우로 담근 것으로 육젓보다 작고 깨끗하다. 뎃데기젓, 자젓, 곤쟁이젓은 좀 하품에 속한다. 뎃데기젓은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며 누런색에 가까운 보리새우(뎃데기)로 담근 것이다. 흔히 잡젓이라고 하는 자젓은 크기가 작은 새우를 선별하지 않고 담근 것이다. 동백하젓은 음력 2월 한겨울에 나오는 새우젓으로 희고 깨끗하다.

곤쟁이는 곤쟁이과에 속하며 작은 새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새우와는 별도의 종이다. 대부분 바다에서 나며 민물에서 사는 것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700종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27종이 알려져 있다. 자하와 권쟝이, 감동이라고 부르며 감동해는 충분히 삭힌 곤쟁이젓을 감동, 감동지라고 부른다. 곤쟁이젓은 보통 2~3월에 잡히는 보랏빛을 띠는 어린 것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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