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자원관리, 계통상장제 전환·고효율 배합사료 개발로
수산자원관리, 계통상장제 전환·고효율 배합사료 개발로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11.15 12:26
  • 호수 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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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용 수협수산경제연구원 연구실장

지난 10일에 국회에서 의미 있는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수산자원관리를 어떻게 추진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열린 자리였다. 1972년 이후 44년 만에 연근해어업의 생산량이 100만톤 이하(93만톤, 2016년)로 떨어지면서 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수산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어업인의 경영안정을 꾀하자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문제가 있을 때 “하지마라, 하지말자” 아무리 이야기하고 다짐해도 바라는 대로 잘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문제의 근원이 해결되지 않아서다. 수산자원관리도 마찬가지다. “미성어 잡지말고 키워서 잡아야 나중에 큰 돈 된다. 후대까지 산업이 이어간다”. 머리로는 잘 안다. 그런데 실천이 어렵다. 당장 잡을 성어가 없고 내가 지금 잡지 않으면 이웃이 먼저 잡아가 버릴 것이 뻔하다. 미성어를 잡지 말라고 법으로 정해 놓아도 단속 자체가 힘들고 팔아먹을 수 있는 시장, 양식사료 시장이라는 곳이 버젓이 있으니 내가 먼저 잡고 싶은 유혹을 떨쳐 버리기 힘들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짚고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두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계통판매제로의 전환으로 미성어 유통을 통제해야 한다. 둘째는 고효율 배합사료를 개발 보급하여 생사료 유통시장을 없애야 한다.
먼저 자원관리는 잡는 어획노력량 조절이라는 입구 관리도 중요하지만 출구로서 잡은 어획물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 가지 방법이 다 동원되어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출구 관리인 어획물 관리가 더 중요하다. 이 중요한 생산 단계의 어획물 관리가 1990년대 민주화라는 잘못된 명분하에 자유판매제로 바뀌면서 자원관리라는 큰 근본을 잃어버렸다.

2016년 수산물 생산이 연근해어업에서 100만톤 이하로 떨어진 것은 자유판매제에 따른 미성어 판매의 자유가 미성어 포획을 조장하고 그 결과 생산량 전체가 내려 앉은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자유판매제도를 그 이전의 계통판매제로 전환하여 수산자원관리 방법의 근원을 되찾아야 한다. 어민들은 수협 위판장에 판매해야 하는 잠깐의 불편을 참아야 한다. 한 번 풀린 규제를 다시 죄는 것은 현실상 어렵다.

그렇다면 대안으로 배합사료의 공급으로 생사료 시장을 없애야 한다. 어류양식장에 생사료가 계속 팔려 나가는 이상 미성어의 관리는 요원하다. 있는 시장을 없애는 것은 정말 어렵다. 방법은 값싸고 효율이 높은 배합사료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것이다.

이것이 또 하나의 수산자원관리를 위한 중요한 해결책이다. 양식 어업인들은 생사료를 쓰지 않고 배합사료만 사용해서는 활어를 효율적으로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생사료의 사용을 고집한다. 고효율 배합사료를 개발하여 보급하면 양식 어업인들은 자연스럽게 생사료를 멀리하게 되고 값이 떨어지고 수요가 줄어드는 미성어 시장도 자연히 없어지면서 연근해어선어업인들도 잡지 않을 것이다. 2016년 57만톤의 양식용 사료 중 49만톤이 미성어를 중심으로 한 생사료였다. 이중 10만톤은 수입으로 충당되었는데 이를 제외하더라도 39만톤의 미성어가 관리되지 못하고 자원고갈의 아픈 주인공으로 사라졌다.

고효율 배합사료의 개발이 참으로 어려운 숙제인 것은 맞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가장 확실하고 장기적인 대안은 미성어를 잡지 않는 것이고 안 잡아도 살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생산물의 판매단계에서 제도적으로 막고, 고효율 배합사료의 사용으로 생사료의 소비시장이 저절로 없어지게 해야 한다.
생산 어업인도 잠깐의 불편을 감수하자. 정부도 사료개발비 몇 천억원인들 지금 내 세대에 미래를 위해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수산업 필생의 대안으로 풍요로운 어촌을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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