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문화마당 책 소 개
수협 문화마당 책 소 개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11.08 12:27
  • 호수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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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 진리가 있다. 인류가 축적한 방대한 지식을 따라 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손에 잡기란 그리 녹록치 않다. 또 매일 같이 쏟아지는 신간들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이에 본지는 어업인과 수협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문화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엄선된 다양한 책 등을 소개한다.

유마도(柳馬圖)

 -저  자  강남주     -출판사  산지니

■ 유마도가 일본에서 발견되다

200여년전 일본 시코쿠 섬에 있는 외딴 절에서 조선 화가의 작품이 발견된다. 그것도 조선에서는 이름도 없는 변방 동래의 화가의 작품 ‘유마도’다.

버드나무 아래 있는 말을 그린 이 그림은 변박의 대표적 작품으로 손꼽힌다. 그의 작품이 ‘유마하도’라고 잘못 알려진 채 일본의 절에서 발견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 그림을 그린 화가 변박의 삶과 작품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변박은 ‘부산진순절도’와 ‘동래부순절도’를 남긴 화가다. 두 그림은 보물 391호와 392호로 지정될 만큼 유명한 그림이다. 그리고 그의 그림 묵죽도와 묵매도, 송하호도는 구경만이라도 했으면 하는 일본인이 수두룩했다. 그렇게 알려진 화가다.

그러나 미술사에 남긴 그의 발자국은 그다지 선명하지 못했다. 화려한 조명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은 오로지 변방의 화가로 살다 갔기 때문인지 모른다. 변박은 보잘것없는 출신이란 이유로 무시와 냉대를 이겨야 했다.

유마도는 작가가 실제로 논문에서 만나게 된 화가 변박을 조사하며 알게 된 그림 ‘유마도’의 실체를 쫓아간다. 작가가 ‘유마도’를 찾아 일본의 호넨지로 찾아가게 된 이야기를 소설의 뒤에 실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빛나는 예술의 숨결을 전하고자 한다. 또한 허구와 실제를 오가는 액자식 구성은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전한다.

■ 변박의 대표적인 작품들

동래부사 조엄이 스물이 채 되지 않은 어린 변박을 부른다. 그리고 몇 점의 시화를 선보이게 한다. 조엄은 변박의 붓끝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 머무는 예술의 가치를 알아챈다. 그리고 그를 조선통신사 사행길에 함께하도록 한다. 하지만 변박은 화원의 신분이 아닌 조선통신사 사행선의 기선장으로 긴 항해에 오르게 된다. 궁중 도화원 출신이 아닌 이름 없는 화가에게 쉽사리 문화교류 중심의 자리를 줄 수는 없었던 것이다.
도목수의 도움으로 변박은 기선장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그러던 중 사행선의 중심이었던 복선장 유진복이 사고로 의식불명의 상태가 되고 변박은 그의 빈자리를 메우며 조선통신사 행렬의 일정을 무리 없이 진행시킨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대마도.  조선통신사의 선단(船團)과 행렬은 일본의 민중들로부터 열광적인 환영을 받으며 일본 각 계층의 사람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변박 역시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 안에 꿈틀거리는 예술의 혼을 모른 체할 수 없었다. 그림 한 점을 요청하는 일본 사람들의 반짝이는 눈을 뿌리치지 못하고 그곳에서 몇 작품을 남기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변박의 대표적인 작품 ‘송하호도’와 ‘묵매도’다.

■ 조선통신사 이야기와 변박의 삶

소설 ‘유마도’는 화려한 조선통신사 행렬의 이면에 감춰진 이야기들을 낱낱이 전한다. 일본인에 의해 살해되는 최천종의 죽음과 구황작물 고구마가 조선으로 들어오게 된 이야기 등을 자세하게 다루며 양국 문화교류의 양지와 음지를 고르게 비춘다. 또한 조선통신사의 300여일(10개월) 일정을 따라가며 그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긴장감 넘치는 사건과 예술에 대한 변박의 간절한 마음을 만날 수 있다.

 변박은 자신을 알아본 조엄 정사를 통해 조선통신사에 합류하게 됐고 길고 고된 여정을 함께한다. 기선장이 돼 조선통신사의 항해를 도맡았지만 그의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그림과 글에 대한 열정은 대마도에서 몇 점의 작품으로 남게 된다.

동래의 화가 변박의 삶과 그의 그림 유마도를 찾아 떠나는 여행 ‘유마도’. 이 작품을 통해 200년전 어느 화가의 열망과 예술 세계를 만나며 조선통신사의 진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소개 

부경대 총장 출신 문인 강남주

저자 강남주는 경남 하동 출생이다. 부산수산대(現 부경대)를 졸업하고 부산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수산대 교수, 부경대 총장을 거쳐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일공동 등재 한국 측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민훈장 청조장과 부산시 문화상(문학부분)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가고 싶은 수렵시대’ 등 시집 9권과 평론집 4권이 있다. 특히 조선통신사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확정된 지난달 31일 조선통신사 사행(使行)길에 올랐던 18세기 화가 변박(卞璞)을 다룬 소설 유마도(柳馬圖)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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