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장 팔로어십(Followership)을 기대한다
수협은행장 팔로어십(Followership)을 기대한다
  • 김병곤
  • 승인 2017.11.02 16:06
  • 호수 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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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수협은행장이 지난달 25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수협은행은 중앙회로부터 지난해 12월 1일 분리됐다. 그리고 4월 전임 은행장이 퇴임하면서 6개월간의 수장 공백기가 이어졌다. 공적자금 투입을 이유로 수협은행장을 정부 인사로 내려 보내려는 입김이 은행장 선출에 걸림돌이 돼왔다. 우여곡절 속에 수협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는 이동빈 전 우리은행 부행장을 선출했다. 이 행장은 행추위가 밝혔듯이 상업 은행에서 잔뼈가 굵었다.  풍부한 은행 경험을 갖춘 금융전문가로 평가받았다. 그래서 수협은행의 경영 안정화와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행장은 취임식에서 협동조합 가치 실현과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수협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다소 이해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이 행장은 취임 하루 뒤 국정감사를 치렀다. 이날 의원들은 이동빈 수협은행장에게 공적자금 조기상환과 협동조합은행으로서 역할을 주문했다. 이와 더불어 어업인에 대한 대출 상품 부족, 우대금리 적용이 미흡한 점에 대해서 많은 의원들의 지적이 있었다. 협동조직의 본질적 가치를 파악해 달라는 요구였다.

수협은행은 어업인의 경제활동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해 어업인의 자율적인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그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됐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은 무엇보다도 회원조합이 어업인들에게 정책자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 재원조달과 자금 배분의 역할에 더 집중하고 있다. 수협은행의 설립 의의를 살리기 위한 과제는 협동조합의 정체성 회복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협은행의 자산증가와 영업력 제고를 통해 창출된 당기순이익으로 공적자금을 조기상환해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지상과제다.

이 행장은 이에 걸맞게 △공적자금 조기 상환과 어업인 자긍심 고취 △소매금융 경쟁력 강화 △리스크 관리에 기반한 내실경영 추진 △수익창출 기반 확대 및 다양화 △영업중심 경영 △주인의식 기반 강한 기업문화 구축 △중앙회와 은행간 가교 역할 수행 등 경영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어업in수산’과 지상 인터뷰에서도 최우선 과제로 공적자금 조기 상환을 통해 수협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어업인 전체의 자긍심을 고취하겠다며 연평균 약 3000억원 정도의 세전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주인의식에 기반한 강한 기업문화 구축에 앞장서겠다며 소통과 화합을 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기적이 일어날 만큼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그 성공의 비결을 중심성성(衆心成城)이라는 말로 집약했다. “여러 사람의 뜻이 일치되면 못할 일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수협은행 전임직원들도 뜻을 하나로 뭉치고 소통하며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훗날 기적이라고 평가받을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낼 역량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피력했다.

상업 금융에서 몸에 밴 이 행장이 얼마만큼 경영성과를 내느냐는 협동체를 얼마나 이해하는냐가 그 성공 열쇠가 될 것이다. 이 행장 역시 훗날 성공한 경영자로 남기위해서는 문화의 공유를 통한 조직혁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리더십보다는 팔로어(follower)의 역할이 중요하다.  리더를 잘 보좌하고 리더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 주는 사람의 선택이 필요하다. 이동빈 행장이 팔로어십을 통해 은행인이 아닌 진정한 수협맨으로 녹아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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