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20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20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08.31 14:44
  • 호수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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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칼같이 길고 날카롭게 생긴 도어(刀魚)에서 유래한 갈치

갈어(葛魚)

모양이 좁고 길어서 칼집에 든 칼과 같다. 큰 것은 길이가 1장(丈)이다. 비늘이 없으며 푸른빛을 띤 검은색이고 머리는 둥글고 입은 뾰족하다. 이빨이 개 어금니처럼 위아래가 서로 맞물려 있다. 물체를 잘 깨무는데 물체가 입에 가까이 있으면 바로 깨물어먹는다. 배가 고프면 혹간 제 꼬리를 깨물어먹기도 한다. 서해와 남해에 모두 있다. 어부들은 가늘고 긴 것이 칡덩굴과 같으므로 갈치라고 부르는데 치(侈)는 방언으로 ‘저 물건’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뜻이다. 소금에 절여 말린 고기를 서울로 수송하는데 가격이 싸고 맛이 좋다. 속담에 이르기를 “돈을 쓰지 않으려면 말린 갈치를 사라”고 하니 그 값이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영남의 기장 해안에 가장 많다.

평설

어명고에 갈어의 한글 표기를 ‘칼치’라고 병기하고 있다. 갈치의 오기로 보이지만 지금도 강원과 경남, 전남, 충북지방에서는 갈치를 칼치라 부르고 있다. 1690년 발간된 『역어유해』에는 ‘갈티’라고 적혀있다.

갈치는 농어목 갈치과의 바닷물고기로 한자 이름이 갈어와 갈치, 갈치어, 도어라고 불렸다. 방언으로 빈쟁이라고도 하고 전남지방에서는 어린 새끼를 풀치라고 한다. 칡덩굴 같아서 갈치라는 이름이 생겼고 또 칼같이 길고 날카롭게 생긴 모양에서 도어(刀魚)란 이름이 유래됐다.

『자산어보』에서는 군대어라고 하며 ‘모양은 긴 칼과 같고 큰 놈은 8~9자, 이빨은 단단하고 빽빽하다. 맛은 좋지만 물리면 독이 있다. 이른바 공치의 종류이나 몸이 약간 납작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서해와 남해, 일본, 중국을 비롯한 세계의 온대 또는 아열대 해역에서 나며 빛깔은 광택이 나는 은빛의 흰색을 띠고 등지느러미는 연한 황록색을 띤다. 꼬리는 실 모양이고 배와 꼬리에는 지느러미가 없고 머리에 비해 눈이 큰 편이다. 입이 크며 위턱과 아래턱에 날카로운 이빨이 줄이어 있고 아래턱이 위턱에 비해 앞으로 튀어나와 있다.

바다 속에 서 있는 것처럼 머리를 위로 곧바로 세우고 갈 지(之)자 모양으로 꼬리를 움직여 헤엄을 치며 이동한다. 이처럼 서서 등지느러미로 움직이는 것은 꼬리에 지느러미가 없기 때문이다.


기름이 적고 맛이 좋아 귀하게 여기는 바닷장어

해만리()

일명 ‘자만리’라고도 하고 구어(狗魚)라고도 한다. 모양이 민물뱀장어와 같지만 크다.

등마루에는 짧은 지느러미가 꼬리까지 이어져 있고 이빨이 길고 짧은 것이 서로 맞물린다. 살은 기름이 적고 맛이 좋아 일본 사람들이 매우 귀하게 여긴다.

 

평설

해만리는 바닷장어다. 바닷장어는 바다에 사는 장어류의 총칭이다. 『자산어보』에는 바닷장어에 장어와 붕장어, 갯장어, 대광어를 포함해 설명하고 있다.



구어라는 이름과 이빨 묘사로 볼 때 해만려는 해만리와 달리 갯장어로 비정된다. 뱀장어목 갯장어과의 갯장어는 방언으로 놋장어와 개장어, 갯붕장어, 해장어, 이장어, 참장어로 불리며 몸길이는 약 2m까지 자란다. 『조선통어사정』에는 ‘조선 사람들은 잘 잡지 않고 뱀처럼 생겨 먹기를 꺼려 일본인에게만 판매했다’는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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