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18)
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18)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07.19 12:41
  • 호수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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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해요어【가오리】

모양이 둥글어서 쟁반 같기도 하고 또 큰 연잎과도 같다. 색깔은 누른빛을 띤 검은색이며 비늘과 발이 없다. 눈이 이마 위에 있고 입은 옆구리 아래에 있다. 꼬리가 좁고 길며 마디가 있고 나란히 이어져 있다. 꼬리 끝에 바늘 같은 단단한 가시가 있는데 미늘이 있어 사람을 쏜다. 독이 강해서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독이 퍼져서 죽는다. 『본초습유』에 이르기를 ‘통발에 쓰는 대나무와 해달의 가죽으로 해독한다’고 했다.

가오리는 그 이름이 매우 많은데 『본초강목』에 소양어, 하어, 석여, 포비어 등의 이름이 있으며『문선』에는 분어라 했고 위무제의『식제』에는 번답어라고 했는데 모두 같은 사물이면서 다른 이름이다.

지금 살펴 보건데 『유양잡조』에서 이르기를 ‘황홍어는 색깔이 누렇고 비늘이 없으며 머리는 뾰족하고 몸은 떡갈나무 잎과 같다. 입이 턱 아래에 있고 눈 뒤에 귀가 있는데 귀가 뇌부분에 통해져 있다. 꼬리는 길이가 1자이고 끝에 3개의 가시가 있는데 독이 심하다’라고 했다. 『우항잡록』에서 이르기에는 ‘홍어는 모양이 부채처럼 둥글고 비늘이 없다. 색깔은 자흑색이고 입이 배의 아래에 달려 있으며 꼬리가 너구리처럼 몸보다 길다. 『문선』에서 말한 분어는 꼬리 끝에 가시가 있어 매우 독하다’라고 했다.

이 두 가지 설에 근거해 보면 홍어는 해요어의 일종이다. 다만 『유양잡조』에서 말한 ‘꼬리 끝에 3개의 가시가 있다’고 한 것은 잘못 전해 듣지 않았나한다. 해요어의 꼬리 끝에 1개의 단단한 가시만 있고 꼬리 아래에 2개의 생식기를 그것을 가시로 본 것뿐이다. 단성식의 『유양잡조』에는 ‘장안현에서 난다. 뱃속의 새끼가 드나들며 아침에 나와 먹이를 찾고 저녁이 되면 어미의 뱃속으로 돌아오는데 4마리를 담는다’라고 했다. 심회원의 『남월지』역시 ‘환뇌어는 작어이다. 뱃속에 빈 곳이 2곳 있어 물을 담아 새끼를 기른다. 한 배에 2마리를 키우며 새끼는 아침이 되면 입으로 나갔다가 저녁이 되면 어미 뱃속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작어가 그러하다는 것은 들은 적이 없고 홍어 중 한 종류의 새끼가 어미의 뱃속을 드나드는 것 같다. 새끼는 어릴 때에는 살이 연하고 뼈가 없어 어미를 따라 다니다가 큰 물고기에게 쫓길 때마다 놀라 어미 뱃속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바다 사람들이 출입홍어라 부르는데 더 자라서 등마루 뼈가 단단해지면 들어갈 수 없다.

평설

가오리는 홍어목에 속하는 여러과 가오리의 총칭이다. 몸은 가로로 넓적한 마름모 모양이고 꼬리가 긴 근해어이다. 홍어목을 구분해 보면 다음과 같다(김익수 외, 2005).

▲전기가오리과 : 전기가오리
▲수구리과 : 목탁수구리, 동수구리
▲가래상어과 : 목탁가오리, 점수구리, 가래상어
▲홍어과 : 바닥가오리, 저자가오리, 광동홍어, 도랑가오리, 무늬홍어, 깨알홍어, 홍어, 오동가오리, 고려홍어, 참홍어
▲색가오리과 : 긴코가오리, 노랑가오리, 꽁지가오리, 흑가오리, 갈색가오리, 청달내가오리
▲흰가오리과 : 흰가오리
▲나비가오리과 : 나비가오리, 쥐가오리, 매가오리

  가오리 종류의 일반적인 특징은 첫째 아가미구멍이 5쌍으로 배 쪽에 넓게 열린다. 둘째 가슴지느러미가 크며 수평으로 넓고 머리와 함께 전체가 편평하다. 셋째 눈이 등 쪽에 있으며 넷째 숨을 쉴 때 물을 들이마시는 기관인 분수공이 반드시 있다. 다섯째 입은 배 쪽에 있고 꼬리는 보통 가늘고 길다. 여섯째 등지느러미는 꼬리 부분의 위에 있는데 전혀 없는 것도 있다.

어보에는 가오리 종류는 생식기가 2개라고 했다. 실제 이들 물고기는 2개의 생식기를 이용해 교미를 하며 받아들이는 암놈의 교미공도 2곳이다. 가오리는 그 종류가 여럿이기 때문에 어명고의 가오리가 어느 종류를 기준으로 쓴 것인지 비정하기 어렵다. 꼬리 쪽에 가시가 있고 독을 쏜다는 점에서는 노랑가오리일 가능성이 있다. 노랑가오리는 등지느러미가 퇴화해 독샘이 있는 꼬리가시로 변형됐고 수컷의 배지느러미 안쪽에는 막대 모양의 교미기가 있다.

가오리 종류들은 난생어도 있고 태성어도 있다. 심지어 목탁가오리는 난생과 태생을 같이하기도 한다. 옛 사람들이 가오리 종류를 잡을 때 새끼들이 체외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두고 새끼가 어미 뱃속을 드나드는 것으로 보고 출입홍어라 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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