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계 조사·통계, 정부 공식통계 돼야한다
어촌계 조사·통계, 정부 공식통계 돼야한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07.19 12:41
  • 호수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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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수협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수협중앙회가 매년 발간하는 ‘어촌계 분류평정 및 현황’은 전국의 어촌계를 발전정도에 따라 평가하여 분류하고 각 어촌계의 현황을 상세히 조사하여 수록한 책자다. 한마디로 이 책 한권이면 우리나라 모든 어촌계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책자 이외에는 어촌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없으니 더없이 소중한 자료다. 이런 형편이니 책자의 발간이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구상하고 입안하는 정책입안자가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 통계다. 왜냐하면 통계는 실태를 가장 객관적으로 표현함은 물론 타인을 설득하는 유용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에게도 역시 통계는 각종 현황을 설명하고 분석하는데 효과적인 도구다. 그리고 지도업무 담당자에게는 개별 현상을 설명하고 향후 계획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자료다. 이런 측면에서 ‘어촌계 분류평정 및 현황’이 지금보다 더 정밀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한층 더 신뢰성 있는 자료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한편 최근의 수산정책 변화 동향을 보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점이 바로 어촌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커지고 각종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촌을 대상으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어촌 통계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어촌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적인 국가 공식 통계가 없다. 수협중앙회의 ‘어촌계 분류평정 및 현황’ 만이 어촌의 형편을 알려주는 유일한 자료인 셈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어촌에는 ‘어촌계’라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어촌조직이 있다. 비록 어촌계라는 용어가 1960년대 들어 만들어졌다지만 실제적인 조직은 훨씬 과거에서부터 이어져온 것이다. 실제로 어촌계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 걸쳐 조직되어 있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어촌에 가면 어촌계장이 그 마을의 가장 큰 어른인 곳이 대부분이다. 즉 어촌계는 어촌사회를 대표한다. 다시 말해 어촌계를 조사하고 현황을 파악한다는 것은 어촌실태를 파악한다는 것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수협중앙회의 어촌계 분류평정 및 현황 조사를 체계적으로 개선하여 국가 공식 통계화 할 필요가 있다.

어촌계 분류평정 및 현황 조사를 국가 공식 통계화하는 것은 어촌정책의 효과적 수립과 시행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어촌의 유지·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어촌계에 대한 실태조사가 의무화되면 어촌계의 현황이 더욱 정밀히 파악되고 그 자료는 지도업무에 바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태조사로 인해 어촌계의 운영현황이 외부에 공표되기 때문에 그만큼 어촌계 운영이 투명해질 수 있다. 어촌계가 굳건히 존재한다는 것은 결국 어촌사회가 탄탄하게 유지됨을 의미한다.

요컨대 어촌계 통계를 개선하여 공식 통계화하는 것은 어촌정책의 효과적 추진과 어촌계의 유지·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사항이다. 따라서 어촌계 분류평정 및 현황 조사는 체계적인 개선을 통해 국가 공식통계로 거듭나야한다. 올해 발간될 어촌계 분류평정 및 현황을 기다리며 어촌계 통계가 더욱 발전하여 어촌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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