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수습 우리 어업인이 ‘훈장감’
천안함 사고수습 우리 어업인이 ‘훈장감’
  • 이명수
  • 승인 2010.05.26 20:00
  • 호수 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쌍끌이 어선, 사고원인 결정적 증거물 찾아내

▲ 이종구 수협중앙회장은 지난 24일 천안함 잔해 수거작업에 쌍끌이 어선을 투입시킨 대평호 선주 김철안(왼쪽) 대평수산 대표를 수협으로 초청해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종구 회장은 이날 “우리 어업인들이 인명피해까지 입어가면서 천안함 사고수습에 기여해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면서 “일선 현장에 있는 여러분들의 노력이 우리 어업인들의 위상 제고에 이바지한데 대해 기쁘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고 수습과정에서 우리 어업인들이 국가에 기여한 공로는 가히 훈장감이었다. 천안함 함미 발견에서부터 실종자수색, 침몰 원인 규명의 결정적 증거물을 찾아낸 1등 공신이 바로 우리 어선이었다.
특히 죽음까지 불사한 우리 쌍끌이 어선의 활약상은 국민적 관심을 끌기 충분했고 어업인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천안함 사고의 결정적 증거물인 ‘어뢰 프로펠러’를 건져 올린 주인공은 군함이 아닌 쌍끌이 어선 대평호(부산선적 135톤급 대평 11·12호, 선장 김남식)였다. 대평호는 대형기선저인망수협(조합장 조동길) 소속 대평수산(대표 김철안)의 쌍끌이 어선이다.

대평호 선단은 천안함 잔해 수거를 위해 지난달 27일 부산을 출항, 4일만에 백령도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수색작업 10여일만인 지난 15일 처음보는 이상한 쇠뭉치를 발견했고 이것이 북한 어뢰 추진체인 ‘어뢰 프로펠러’로 밝혀졌다.

대평호는 수거작업을 위해 보통 쌍끌이 그물크기인 가로 50m 세로 40m보다 더 좁은 가로 25m, 세로 15m 크기의 그물을 보통 그물 간격인 5~6cm보다 더 촘촘하게 5mm로 새로 만들었다. 그물망도 일반적인 그물보다 더 튼튼하게 제작됐다.

기존 그물이 120가닥으로 실을 꼬지만 새로 만든 그물망은 420가닥으로 질기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물 끝 추의 무게도 기존 500kg에서 3000kg으로 높였다. 조류에 휩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같이 만반의 준비를 한 대평호는 수거작업에서 침몰 현장 반경 500m 바닥을 하루 최고 8차례까지 훑기를 며칠째 계속하던 중 이날 ‘어뢰 프로펠러’를 찾아낸 것이다. 하루 3번도 벅찬 작업을 오로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심정으로 선원들이 위험과 고달픔을 뒤로 한 채 작업에 매진했던 것이다.

이번 천안함 잔해 수거작업에 직접 참여했던 김남식(48) 대평호 선장은 지난 26일 전남 백도 부근 해역에서 조업중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고 원인의 결정적 단서를 발견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선장은 또 “증거물을 찾은것에 대해 일부에서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어 안타깝다”며 “외국 전문가들과 함께 승선해서 작업하고 확인한 만큼 사실이 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선장은 “앞으로도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을 때 국가를 위해 언제든지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김철안(51) 대평호 선주는 지난 24일 ‘어업in수산’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어선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밝혀 준 결정적 증거를 건져올린데 감회가 깊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대평호의 활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포항 앞바다에 추락한 F-15K 전투기의 비행기록장치를 인양했고 2007년에는 전북 어청도 서쪽 바다에 추락한 F-16K 전투기의 잔해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에 앞서 천안함 실종장병 수색에 참여했다가 불의의 사고로 침몰한 98금양호 역시 쌍끌이 어선이었다. 또 천안함 함미를 최초 발견한 어선도 백령도 자망어선이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수산 관계자들은 “우리 어업인들이 기여한 공로가 국민 모두에게 공감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수산업의 중요성이 크게 인식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