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태안의 비극 그리고 그 참상
[기고] 태안의 비극 그리고 그 참상
  • 수협중앙회
  • 승인 2010.05.26 19:15
  • 호수 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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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길/시인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말이 있다. 가정이라는 뜻은 가혹한 정치라는 해석이다. 이는 관리들이 세금을 가혹하게 거두어들인다는 말이다.

그래서 포악하고 무분별한 정치제도는 짐승의 왕인 호랑이보다도 더 무섭다는 뜻이라고 고사 성어 풀이에 예기의 글을 실어놓고 있다.

이 고사성어는 공자가 법도, 정치도, 국민의 안녕과 질서를 위해서 있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설파한 것이다. 2007년 12월 7일. 태안 앞바다에서 일어난 유류피해 사건은 어느새 2년을 훌쩍 넘기고 3년째를 맞으려 하고 있다.

이 당시 온 나라가 대통령 선거에 매달려 어수선 하고 복잡하고 시끄럽고 정신없이 돌아갈 때다. 이러한 때에 국민이 다 죽어가는 갯벌을 살려냈다. 피해보상액이 56억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생각보다 적은 액수 같다.

그러자 피해어민들이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는데 1년 6개월째 계류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같은 해에 제기한 생계비 가처분 신청도 속행되지 못하고 답보 상태라는 것이다.

거기다가 보상에 항의 하는 자살자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피해주민 대책 위원장마저 자살했다. 그리고 이에 항의하여 자살자 유가족들이 20억 청구소송을 제기 했다는 보도다.

원칙은 중요하다. 그러나 국민의 정서를 한번쯤은 뒤돌아 봐야 할 것 같다. 브랜다 헤일 대법관은 말했듯이 아무리 명 판결이라도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면 옳은 판결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 뜻 말이다.

그리고 공자께서는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고 하지 않은가. 정치인들이여! 법관들이여! 진정으로 국리민복을 위할 진데, 이들 피해자들의 고통을 어떻게 들어 줄 것인가를 깊이 있게 논의해서 솔로몬의 지혜를 내어주기 바란다.

그래서 하루 속히 이들의 생계가 위협 받지 않도록 우선 지원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삶의 희망을 열어주어 더 이상 자살자가 나오지 않도록 이들의 감정을 추슬러주는 필요한 사회적 배려조치를 강구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제기된 모든 소송도 하루 속히 재게 하여 삶의 길에 등불을 밝혀주는 제도적, 정치력 결단도 당부드리는 바이다.

그래서 더 이상의 비극이 없도록 100만 국민이 살린 태안 앞 바다임을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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