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날’을 맞는 어업인의 허전한 마음
‘바다의 날’을 맞는 어업인의 허전한 마음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05.25 15:36
  • 호수 39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봉수 행정개혁시민연합정책위원·수산물품질관리사

바다 관련 국가의 가장 큰 행사인  ‘바다의 날’ 기념행사가 군산에서 열린다.

군산시는 오는 5월 31일 새만금 신시광장에서 ‘바다로 세계로 미래로, 바다를 품다! 미래를 담다!’라는 주제로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행사’가 개최된다고 밝혔다.

국가가 5월 31일을 ‘바다의 날’로 정한 것은  장보고(張保皐)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바다의 날’은 21세기 해양시대를 맞아 해양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국제상황에  적극 대처하고 국내적으로는 국민의 해양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할 필요성에서 제정되었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양국가로 성장할 무한한 잠재성을 기반으로  1996년부터 해양수산부 주관으로 기념식을 추진해 오고 있는데, 바다의 날 선포, 유공자 포상, 바다헌장선포 등의 내용으로 진행된다.

올해로 개항 118주년을 맞이하는 군산시는 이번 ‘바다의 날 행사’를 통해 새만금을 중심으로 21세기 동북아 해양중심도시로 거듭날 것을 선포한다. 군산시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새만금 신항 등 본격적인 새만금 개발로 환황해권 국제물류 거점도시, 그리고 해양관광도시로의 성장을 도모하여 해양수산산업 동북아 거점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그리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해상안전·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 행복도시 위상 제고 등 도시브랜드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다.

그러나 ‘바다의 날’을 맞는 대다수 어업인들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바다영토를 지키고 바다식량을 지키는 나라의 파수꾼이라 할 어민들의 삶은 날로 힘들어지고 있지 아니한가? 어민들은 중국불법어선의 침탈과 남획에 지쳤고 남해 해저 바다모래 과다채취로 농토로 따지면 논밭이 다 망가져 가고 있는데 기쁨도 사라져 가고 있다. 해저모래는 수산동식물의 산란과 생육 및 서식장이다.

만선을 기원하며 부르는 멸치잡이배 어부들의 ‘새노야 새노야’ 후렴소리는 들리지 않고 신음소리만 들린다. ‘수산인의 날’(4월1일), ‘바다식목일’(5월10일), ‘바다의 날’(5월30일)이라는 기념일들이 봄에 피는 꽃들처럼 개화하고 지는 허전한 행사로만 느껴진다. 어업인들의 마음은 그저 찾아오는 봄도 쓸쓸하구나 라고 노래하는 판소리 ‘사철가’ 한 대목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하니 바다의 날 행사도 반겨 헌들 쓸데있나!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어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데있나.“
 (사철가 처음 부분)

새정부는 ‘바다의 날’을 맞아 바다영토와 바다식량을 지키고 있는 어업인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

우선 우리의 바다식량을 침탈하는 불법중국어선을 근절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불법조업어선 식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불법조업 중국인처벌규정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남해 바다모래채취를 영구 중단하고 해저생태계복원에 특별한 노력을 해주어야한다. 나아가 수산업선진화를 위한 대폭지원을 약속하고 어업인들의 허전함을 채워 주길 바란다. 

어업인들이 사기가 오르면 그만큼 우리 바다는 든든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