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체굴 성형기술 개발 주인공 - 이민기 경남고성 어업인
■ 개체굴 성형기술 개발 주인공 - 이민기 경남고성 어업인
  • 조현미
  • 승인 2017.04.06 14:19
  • 호수 38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양·맛·품질 … 이제 굴도 성형한다

▲ 개체 굴 성형기술 개발 어업인 이민기씨
예쁘고 깨끗한 식재료의 외형은 소비자들의 구미를 끌 뿐만 아니라 식품의 수준과 안전상태를 대변하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물론 고부가가치 측면에서 가격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선도 유지가 중요한 수산물의 생산과 판매과정에서도 마찬가지. 많은 양식어업인들이 ‘영양만점’ 우리 수산물의 상품성 확보와 소비 확대를 위해 생산과 기술 개발에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 초 굴양식업계에는 새바람이 일었다. 껍데기의 불순물을 제거하며 동그랗고 일정한 모양으로 굴을 양식하는 방법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굴을 하나씩 키우는 개체 굴 방식에 껍데기 성형방법을 더한 신기술이다. 이렇게 생산된 굴은 맛과 영양, 보기 좋은 모양까지 갖춰 수출용 고부가가치 수산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며 ‘돈 되는 수산’ 실천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기술의 굴 양식 현장을 다녀왔다.


▲ 직원들의 작업 현황
◆국내 유일 성형양식기술 개발

경상남도 고성군 앞 바다의 굴 양식장. 물속에 잠긴 망을 들어 올리자 반질반질 예쁜 굴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망을 바다 밖으로 건져 특수 제작한 기계에 올려 돌리자 주변 곳곳으로 굴 부스러기들이 흩날린다. 껍질끼리 부딪치고 깎이며 둥글고 깨끗한 외형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한해 3~4차례 이같은 작업을 반복하면 타원형의 매끈한 개체굴이 생산된다. ‘요철형 채롱판 및 채롱회전장치를 이용한 개체 굴 성형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양식어장의 풍경이다.

굴 양식 어업인 경남 고성군 이민기(56)씨는 지난해 우리나라 최초로 개체 굴 성형기술을 개발했다. 밧줄을 이용한 굴 양식에 비해 성장속도가 빠른 개체굴 양식 방법에 굴 껍데기를 다듬는 성형기술을 더한 방식이다. 어린 굴의 성장 초기부터 패각(껍데기)의 형태를 관리하는 국내 유일의 기술로 손꼽힌다. 아울러 양식망의 강제 회전을 통해 굴의 모난 부분과 오염물을 제거하는 기술도 마찬가지다.

이 기술은 지난 2월 해양수산부 선정 ‘2016년도 하반기 수산식품 신기술’로 인증 받았다. 수산식품 신기술 인증은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된 기술이나 기존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선·개량해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해 지원하는 제도다. 이 인증을 통해 이민기 씨는 향후 2년간 관련 기술 개발과 보급을 위한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 매끈하게 자란 굴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잖아요. 게다가 만들기도 쉽고 돈도 더 받을 수 있으니 좋죠.” 개체 굴 성형기술 개발자 이민기씨가 자신의 기술을 당당히 자랑했다.

개체 굴 성형기술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크게 세 가지라는 설명이다. 예쁜 모양과 풍성한 식감, 노동력 감소 효과다.

수하식양식 방법 가운데 하나인 개체굴 양식은 아파트형 양식 망에 굴을 풀어놓고 기르는 방식이다. 굴이 좁은 줄에 매달려 자라지 않고 보다 여유로운 공간에서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며 성장할 수 있다. 때문에 굴 알맹이의 크기가 크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한 입 가득 풍성한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또 개체굴 양식은 비교적 손이 적게 드는 작업이다. 굴 수십톤이 달린 밧줄형 양식법과 달리 다자란 성패가 가득 든 양식망 한 자루의 무게는 50kg 안팎이다. 성인 남성이 혼자 감당할 수 있는 무게이며 굴을 떼는 작업도 필요 없다. 길게 이어진 넓은 양식장에 견줘 가로·세로 1m 가량 면적이면 한해 최대 100kg의 굴을 생산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핵심 기술은 일정하게 둥근 형태의 깨끗한 외형 유지다. 유럽과 중국, 일본 등에서는 굴을 껍질째 수입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특히 지난해 시험 양식을 통해 선보인 성형 굴은 이미 중국에선 최상품으로 취급 받고 있다. 수출 가격도 일반 수하식 굴보다 다섯 배에서 열배까지 높아 큰 차이를 보인다. 사소한 양식 기술의 변화로 수출용 고부가가치 수산물 생산과 함께 ‘돈 되는 수산’ 실현에 한 발짝 다가 선 것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적용될 ‘개체 굴 성형기술’이 굴 양식 현장에 새로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