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수협 월정어촌계 당산제
바닷가 어부림(방풍림)의 한 가운데에 들어있는 원당부터 들러 문안을 올린 풍물패가 쇳소리 북소리를 울리며 갯가로 들어선다. 잘생긴 나무 아래 ‘仙亭別神祭壇(선정별신제단)‘ 상석이 있는 곳이 원당이요, 이 말고도 한밤중까지 열두당산을 다 돌아야 선정꼬막마을당산제가 마무리된다 했다. 이 마을 당산제는 별신제 혹은 ‘제만 모시기’ 등으로도 불린다는데, 예로부터 마을한가운데를 동심원으로 해서 열두당산 맞이,밤에 행하는 풍물패와 이들을 호위하는 횃불을 든 마을사람들의 당산돌기로 유명했었다.
꼬막 풍어기원
수협중앙회와 농림수산식품부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어촌전통문화 재현행사 중 5월 들어 첫 번째로 열린 곳은 고흥군 월정리 선정마을이다. 이 마을은 갯벌에 꼬막이 지천이기에 꼬막마을이라 불리기도 하고 해안을 둘러싼 큼직한 나무들로 하여 방풍림마을로도 알려져 있다.
오전 10시 첫 번째 당산에서 풍물소리가 들리니 당산제의 시작을 알리는 들당산굿이다. 진작부터 매구소리를 맞춰온 풍물패 대부분은 노인들. 청년회와 부녀회원들은 당산제 이외의 어촌전통문화재현 행사 준비며, 찾아온 사람들을 위한 음식준비를 맡아 제각기 분주한 몸짓을 보인다.
본격적인 당산제는 이미 지난 정월 보름에 치렀다. 이번 행사는 말 그대로 축제형태의 전통문화 재현. 그러나, 참여한 마을 원로들과 어업인 들의 마음가짐은 제의 때와 다름이 없다 했으니 올해도 마을 앞 갯벌에 꼬막풍어가 오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마을사람들은 제관, 곧 당주와 축관, 헌관 등 삼헌관과 집사역할의 어촌계장 생기와 복덕이 행사일과 딱 맞으니 이번 축제를 치르고 나면꼬막풍어가 틀림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마을 곳곳에 금줄과 엄토를 놓은 것도, 삼헌관이 사흘 동안 몸가짐을 조심하고 ‘기우(정성)’를 들이는 것도 실제 제의와 다름이 없다. 부인과 각방을 쓰고, 매일 목욕을 했다 한다. 마을사람들 역시 이 기간 동안 금줄이 쳐진 제장에 들어가지 않는 등 조심을 했다.
“고맙지요. 수협중앙회와 농림수산식품부, 그리고 농어촌희망재단도요. 이번 행사가 계기가 되어 우리 선정마을이 어촌체험을 하기 좋다는 것으로 알려져 관광활성화가 되었으면 하 는 것이 우리 어업인들의 바램입니다.” 한일규 어촌계장의 말인데, 고흥군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곳이 선 정마을이고 보면, 관광어촌 운운하는 그들의 희망을 읽을 수 있겠다.
해가 지면서 마을회관에 세 개의 제상이 차려지고 횃불을 든 청년회의 인도로 풍물패는 다시 원당으로 향한다. 또 한번의 원당굿을 치른 뒤, 갯벌에서의 헌식으로 당산굿이 마무리 되었다.
한편, 마을청년회와 부녀회가 주축이 되어 준비한 축제 행사도 성공적이었다. 특히, 전통 어구인 뻘배 체험, 소원풍선 날려 보내기, 해질녘의 달집태우기며 전통음식 시식 등으로 이어지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이튿날 열린 베트남 새댁과 선정마을 어업인의 전통혼례는 마을사람들과 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의 축하 속에서 치러지면서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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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생활속에서 우리것을 찾아내어 오늘에 그것을 체험해보니 옛 선조들의 삶이 고달픔
의 하루 하루 였슴을 알게합니다.
수협중앙회, 고흥군수협, 그리고 농촌 희망재단의 관심과 배려에 감사드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