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풍에는 돛이 되고 역풍에는 닻이 되자’
‘순풍에는 돛이 되고 역풍에는 닻이 되자’
  • 이명수
  • 승인 2017.03.30 14:53
  • 호수 3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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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이 오는 4월 1일 창립 55주년을 맞는다.

어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 향상은 물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자주적 협동조직인 수협이 어느덧 중년의 나이를 맞았다.

사람으로 치자면 산전수전(山戰水戰) 다 겪은 굴곡(屈曲)의 인생이 아니었나 싶다. 

어업인의 자주적 조직이란 걸 무색케 할 정도로 군화와 낙하산이 수협을 점령한 적도 있고 민선의 시대엔 방만한 경영이 수협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몰기도 했다.  

수협 55년은 질곡(桎梏)의 역사였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1962년 4월 1일 발족한 수협은 60년대 개발기, 70년대 성장기, 80년대 안정기, 90년대 중흥기, 2000년대 도약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침(浮沈)을 수없이 경험했다.

아직도 2001년 수혈받은 공적자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수협의 가치와 정체성, 경쟁력 찾기에 고민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만 비관적이지만 않은 것은 과거와는 달리 협동조합의 패러다임이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25일로 취임 2주년을 맞은 김임권 회장이 취임 당시 내세운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이 새로운 협동운동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과거 협동조합은 스스로의 경쟁력을 잃어감에도 보여주기식 어업인 지원에 매달렸다면 김 회장 취임 후 협동조합의 새 패러다임은 조직 경쟁력 확보를 기반으로 한 협동운동의 실현이다. 

더 이상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협동운동은 지양하고 수익창출을 통해 어업인을 지원하고 나아가 수산발전을 이끌어내는 선순환 구조의 협동조합 모델이다.

그 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수협중앙회 전체 사업규모 증가는 물론 2016년도 당기순이익은 1010억원을 기록, 전년에 비해 배증됐다.

일선 조합도 ‘강한 수협’의 예외가 될 수 없었다. 2014년 512억원에 불과했던 전체 조합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말 기준 1182억원에 달했다. 2년 새 230% 이상 급등한 엄청난 결과다. 이같은 일선조합 경영개선은 상생의 협동운동에 그대로 반영됐다. 일선조합의 중앙회 출자금 1000억원 시대를 연것이다. 

수협의 효자사업인 상호금융과 공제 역시 일취월장(日就月將)했다. 상호금융의 경우 지난해 예탁금과 대출금이 전년 대비 각각 2조3000억원 이상 순증하면서 1974년 상호금융업무 개시 이래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연체율도 1%대로 크게 낮아졌다.

경제사업은 ‘돈 되는 수산’을 전격 실천했다. 현대화 노량진수산시장 정상화를 사실상 마무리했으며 잔여부지 복합개발의 밑그림도 그렸다.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와 소비지물류센터 등 유통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했다. 수산물 수출을 주도하기 위해 수산물지원센터, 중국위해법인 설립을 비롯 신상품을 잇따라 개발, 세계시장 진출에 가시적 성과를 냈다.

관의 눈치 따윈 아랑곳 하지않고 바다모래채취 문제의 해결사를 자처하면서 곁눈질 하지않고 어업인을 위한 조직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대선을 앞둔 마당에 수산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어업인의 힘 결집에도 이미 나섰다.

창립 55주년을 맞는 수협은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 실현을 위한 수협인의 결연한 자세와 역동적 실천이 중요하다.

김임권 수협회장이 창립 55주년 기념사에서 밝혔듯 ‘순풍에는 돛이 되고 역풍에는 닻이 되는’ 수협인의 참모습을 진정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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