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택 안면도 수협 백사장 어촌계장
김규택 안면도 수협 백사장 어촌계장
  • 김병곤
  • 승인 2010.01.05 19:46
  • 호수 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발로 개척한 바다인생 30년

▲ 능숙하게 어선을 몰아 어장으로 향하는 김계장. <사진 김상수>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평생 어업에 종사해 오고 있는 어업인.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납북어업인 가족. 서툰 한국말과 문화를 딛고 가족을 이룬 다문화 어업인 가정. 물질로 한평생,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해녀. 경쟁력있는 수산업으로 우리 수산을 선도하는 신지식인과 새어업인.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이들이 2010년의 주인공이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삶속으로 들어가 봤다.   <편집자주>

백사장 대통령이라 호칭, 어업인 위한 일 밤낮 없어

사람들은 저 마다 변화를 바란다. 그리고 희망을 꿈꾼다.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삶을 추구한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의 넉넉한 여유를 그린다. 누구에게나 희망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희망은 희망을 갖는 사람에게만 존재 한다고 했다.

안면도수협 백사장 어촌계 김규택(58)어촌계장은 오른쪽 다리가 없는 1급 지체 장애자이다. 그러나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목발에 의지 한 채, 외발로 묵묵히 바닷길을 열어 가고 있다. 그는 군대에서 훈련도중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단하는 아픔과 좌절을 겪어야 했다.

제대 후 그는 방황도 했지만 아내 윤석천(57)씨를 만나면서 희망을 그렸다. “절대 배에 태우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선대로부터 이어온 어업을 하기로 결심하고 고향에 정착했다. 지난1979년, 높은 파도와 싸워야 하기에 정상인도 위험한 어선어업을 시작한 것이다.

▲ 부인과 함께 흥일수산이란 수산식품점도 운영하고 있다 <사진 김상수>

자기 자신은 직접 어선(연안연승)의 키를 잡고 그물을 끌었다. 아내는 직접 잡은 수산물 판매에 나섰다. 어느 정도 살림살이가 안정되면서 지역주민이 다함께 잘 사는 길을 모색했다. 그래서 지난 2005년 안면도수협이 설립되고 백사장어촌계를 결성하면서부터 어촌계장에 취임했다. 계원 64명의 백사장어촌계 초대 계장에 이어 지난해 1월 무투표로 재신임을 얻었다.

뿐만아니라 백사장항에 상시 정박하고 있는 외지배들을 포함해 56척의 선장들을 결속해 지난 2006년 3월 자율관리어업공동체를 결성, 위원장을 맡았다. 어촌계가 운영하는 바지락과 굴 공동어장에서 어촌계의 소득과 경비조달이 어렵다고 판단, 어장정화사업을 통해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다.

특히 어업인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바다환경과 수산자원을 직접 보호 관리하는 새로운 어촌의식 개혁운동의 전도사를 자처한 것이다. 자율적 규약을 만들어 내 어장은 내가 가꾸고 지킨다는 의식을 확산시켰다. 그래서 백사장어촌계 자율공동체는 56척의 어선이 모두 참여해 바다환경 정화에 나서고 있다.

이결과 정부로부터 2007년 5000만원, 2008년 1억원의 지원을 받았고 모범공동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원금으로 우선 선착장에 부잔교를 설치하는 등 어업인들의 수산기반시설에 전액투입,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관광객 유치에 일조했다.

또한 어촌자매결연 사업도 어느 어촌계 못지않게 열성이다. 지난 2005년 당시 해양수산부 국제협력관실과 자매결연을 시작으로 17개 기업체와 교류를 하고 있다. 자매결연은 바쁜 일과 속에서 짬을 내서 청주 CEO아카데미에 나가면서 맺은 동기생들의 인연을 그들의 기업과 어촌계에 확대한 것이다.

바다정화 사업에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고 어촌계 위판장에 어촌계원들의 의무상장을 독려하면서 어촌계 기금 조성에 나서고 있다. 어촌계원들이 위판금액의 0.02%를 어촌계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비록 정상인보다는 불편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어촌계원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계장을 주변에서는 ‘백사장 대통령’이라 부른다. 어업인들의 문제에는 낮과 밤을 불구하고 달려간다는 이야기다.

▲ 노용현(오른쪽) 안면수협조합장 면담 <사진 김상수>

김계장은 “30여년간 어업을 하고 있지만 직업선택에 한번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수산업에 대해 정부가 너무 등한시 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라고 말했다. 수산을 아우르는 부처가 없다는 지적이다.   

“바다환경이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어업인들 스스로가 어장을 가꾸는 것도 좋지만 어장정화사업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 보다 어업인들에게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입니다”라는 김 계장은 정부가 바다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