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금 증대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출자금 증대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 김병곤
  • 승인 2017.03.23 11:27
  • 호수 3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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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출자금이 드디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1년 3월 ‘중앙회 출자금 자율증대 운동’ 이 시작된 이래 6년만에 목표를 넘어섰다. 출자금 증대는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이러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도록 수협이 협동조직의 가치와 원칙을 제대로 실현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모든 조합들이 출자금 운동에 동참한 것은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깊이 공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출자금 증대는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의 7대 원칙 가운데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부문에 속한다. 출자에 공동으로 참여하며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관리한다는 원칙이다. 협동조합은 잉여금이 발생하면 반드시 일정액 이상을 적립해 공동재산으로 두어야 하고 나머지 금액은 조합원들에게 배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영리법인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면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추구한다.

주인은 자본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래서 협동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다. 조합원은 주인이기도 하지만 소유자이며 이용자다. 조합원들의 공정한 참여에 의해 자금조달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균형 있는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당시‘중앙회 출자금 자율증대운동’의 추진은 불가피했다. 자기자본 확대를 통한 중앙회 재무건전성 확보와 사업경쟁력 강화가 요구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확대는 재무건전성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지도경제사업부문의 단순자기자본비율을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공제사업부문의 지급여력비율 상승으로 이어져 대외신인도 제고와 안정적인 공제사업 운영을 가능케 하는 시대적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수협은 단기적으로는 국제자본기준인 바젤Ⅲ 도입에 따른 규제자본 비율을 충족시키기 위해 신용사업 자회사 분리 등 중앙회 사업구조개편이 불가피했었다. 

이러한 차원에서 ‘중앙회 출자금 자율증대운동’이 시작됐다. 사실 수협중앙회 출자금은 지난 1997년 이전까지만 해도 해마다 약 30억원씩 증대돼 왔다. 하지만 1998년 이후 IMF 경제위기와 회원조합 경영악화로 출자금 증대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심지어 2010년에는 14억원이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앙회 출자금 자율증대운동’이 시작되자 열악한 경영여건에 처해 있는 회원조합들이 속속 동참했다. 그 결과 지난 22일자로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수협의 출자금은 6년 사이에 3배 이상이 늘었고 특히 65개 조합이 참여해 710억원이 순증했다.

출자금 자율증대운동 기간 동안 한림수협이 총 44억원으로 가장 많은 출자를 했고 후포수협, 여수수협, 고흥군수협, 부안수협이 30억원이상 통 큰 출자를 했다. 현재까지 중앙회 출자총액이 가장 많은 조합은 여수수협으로 50억원이며 한림수협, 후포수협, 고흥군수협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지금 수협을 둘러싼 수산 환경은 매우 힘들다. 어족자원 고갈, FTA 체결에 따른 경쟁력 약화, 수산인구 고령화, 최근 핫 이슈로 떠오른 바다모래 채취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협동조합도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 협동조합 학자들은 현재 협동조합을 신뢰의 위기, 경영의 위기, 이념의 위기를 지적하고 있다. 경영과 신뢰의 위기는 이념의 위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출자금 증대를 통해 ‘협동’과 ‘단결’을 보여준 만큼 다시 한번 수협인 모두가 협동조합의 이념으로 재무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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