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이 선사한 쫄깃한 맛
뻘이 좋으니 갯것 맛이 유별나다는 무안. 그 중에서도 미식가들 사이에서 세발낙지와 키재기를 하면서 유명세를 타는 게 있으니 ‘기절낙지’다. 세발낙지야 워낙 알려져 있으나 기절낙지가 뭔지 궁금한 이가 많을 터.
펄펄 살아있던 낙지가 요리과정에서 잠시 기절해 있으니 바로 기절낙지다. 먼저 깨끗이 간수한 대바구니에 몇 마리의 산낙지를 풀어놓고 굵은소금을 한 움큼 뿌리면 몸짓이 더욱 격렬해지는데, 곧 무안 아낙네의 재빠른 손맛을 봐야한다.
몸통과 다리, 빨판에 혹시 남아있을 지 모를 뻘이며 낙지 특유의 ‘꼽’을 없이하는 게 기절낙지를 만드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다음 요리법은 단순하다. 몸통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내 손님상에 그대로 올리고, 다른 접시에 여덟 개의 다리만 가지런히 해 특유의 ‘물초장’과 함께 낸다.
이렇게 몸통과 다리를 분리했으니 생물학적으로는 분명히 죽은 상태. 그러나 이를 물초장에 찍는 순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대며 먹는 이를 긴장시키는 것이다. 죽은 게 아니라, 기절했 음인데, 쫄깃한 맛은 그대로요, 물초장 맛까지 보태지니 일미다.
그렇다면 고흥에서 내세우는 아홉가지 맛 중 하나라는 꽃낙지는 무얼까? 뻘에서도 잡히고 수심 20미터 안쪽의 연안에서도 잡혀 올라오는데, 가느다란 발과 함께 몸통에 꽃무늬가 있기에 ‘꽃낙지’다. 지금, 고흥 바다와 갯벌에서 맛이 든 이 꽃낙지가올라와 봄 여행객들의 입맛을 돋워준다.
뻘배를 타고나간 아낙네가 막 잡아온 꽃낙지는 누가 채간지 모르게 팔려나가는데,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산채로 다리 몇 번 훑어 혼을 뺀 뒤에 입에 넣는 남정네가 있는가 하면, 다져서 참기름 살살 뿌린 회를 반기는 것은 여자들이다. 고흥 토박이들은 매운 양념을 한 연포탕과 매운 양념에 볶아낸 요리를 추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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