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반가운 봄 손님 실치
서해안 반가운 봄 손님 실치
  • 김상수
  • 승인 2010.05.06 21:27
  • 호수 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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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덩어리, 다이어트에도 좋아

▲ 충남 서해안의 봄을 풍성하게 해주는 실치

▲ 싱싱한 실치 회무침
서해안 낭장망 어업인들이 바빠졌다. 당진군 장고항에서 보령 여러 섬, 태안 마검포에 이르는 낭장망 어업인들의 손길을 바쁘게 하는 대표 어종 중 하나가 실 같은 모양새의 ‘실치’.

3월부터 6월까지가 조업 철이나, 수온이 낮은 탓에 엔간히 애를 먹이더니 날씨가 풀리면서 넉넉히 잡혀 올라온다 했다.

막 잡은 놈들은 투명한 실크 실 뭉치에 물을 묻힌 것인 듯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런 정도 자란 실치라야 회로 먹을 수 있다. 더 자라 눈 밝은이가 뼈와 내장을 구별할 정도가 되면 포나 액젓용으로 팔려나간단다.

본래의 달보드레한 맛 대신 쌉쌀한 맛이 더 나기 때문인데, 젓이나 포에서는 오히려 이 맛으로 하여 입맛을 당긴다던가.

▲ 시원한 맛이 일품인 실치국
실치회는 갓 잡아 내 싱싱한 실치에 신선한 야채를 아낌없이 넣고는 온갖 양념으로 맛을 낸 별미. 먼저 갖은 계절 야채를 채 썰어 실치 주위에 둘러놓은 뒤 참기름을 살짝 뿌려주고는 양념 고추장은 별도로 내놓는다.

먹을 때는 작은 접시에 좋아하는 야채와 실치를 조금씩 덜어내어 양념고추장에 스스로 비벼먹는다. 부드러운 실치가 야채와 함께 씹히면 담백하면서도 양념과 함께 입안을 감도는 맛이 그만이다.

칼슘이 많은 든 실치와 신선한 봄 야채와 한데 어우러진 건강식이자, 다이어트 미용식이라는 게 장고항 사람들의 자랑. 이런 실치회를 먹을 때 곁들이는 또 다른 전통음식이 실치국이다.
▲ 뱅어포로도 불리는 실치포

된장에 시금치 혹은 아욱과 온갖 야채를 넣고 끓여내면 되는데, 처음에는 냄비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실치가 국이 끓을수록 위로 올라오면 다 익었다는 얘기. 장고항 어업인들은 술 먹은 이튿날 이런 실치국으로 시원하게 속 풀이 하고 다시 바다로 나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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