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11)
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11)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01.26 12:19
  • 호수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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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를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서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강과 바다를 오가는  회귀성 어류의 대표주자‘연어’와 ‘송어’ 

연어(年魚)【년어】

동해에서 나는 물고기의 한 종류다. 큰 것은 길이가 2~3자가 되고 비늘이 잘고 푸른색 바탕에 살은 엷은 붉은 색이다. 알 모양은 밝은 구슬과 같고 엷은 붉은색인데 소금에 절이면 진한 붉은색이 된다. 찌면 다시 엷은 붉은색이 되며 한가운데 진한 붉은색의 점이 한 개 있다. 남쪽에서 서울에 가져와 파는데 사람들이 매우 진귀하게 여긴다. 속칭 련어(鰊魚)라고도 하는데 련어는 곧 서어(鱮魚)의 다른 이름이다. 서어(鱮魚)의 색깔은 희므로 『서정부』에 ‘흰 서어가 지느러미를 떨친다’라는 말이 있는 것이니 어찌 푸른색바탕에 붉은 무늬가 있는 이 물고기에게 련어(鰊魚)라는 이름을 덮어씌울 수가 있었겠는가? 아무리 해도 그 설명을 납득하지 못하겠다.

지금 상고하건대 『화한삼재도회』에서 최우석의 『식경』을 인용하여 이르기를 “성어(鮏魚)는 그 알이 딸기와 같으며 봄에 나서 겨울에 죽는다. 그러므로 이름이 연어(年魚)라고 하였다. 모양이 송어와 같은데 둥글고 살이 쪘다. 큰 것은 2~3자 되고 비늘이 잘고 푸른색 바탕에 붉은 무늬가 있으며 배는 엷은 흰색이고 고기는 붉은색인데 잔가시가 있다. 기름이 많아 맛이 깊다. 알을 낳을 때 태가 2개 있는데 태속에 수천개의 알이 낱낱이 투명하며 알 위쪽에 붉은 점이 한 개 있다. 동북의 큰 하천이 바다로 통하는 곳에 있다”고 하였다. 지금 세간에서 말하는 연어가 곧 『식경』의 성어(鮏魚)임을 비로소 알겠으니 련(鰊)과 연(年)의 음이 같아 이와 같은 잘못된 호칭이 생겨난 것이다.

평설

어명고에 연어(年魚), ‘년어’로 기록된 어종은 오늘날의 연어다. 연어목 연어과인 연어는 우리나라 동해안을 비롯해 일본과 연해주, 캄차카반도, 북미 등지에 분포한다. 연어는 회귀성 어류여서 번식기가 다가오면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온다. 몸길이는 70~90cm로 방추형이며 생식기간에 붉은색무늬가 생기며 가을에 강 상류에 올라와 모랫바닥에 알을 낳는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과 수컷은 곧 죽고 부화한 새끼는 6cm 정도 자라면 바다로 내려가 생활하며 3~5년 뒤 성숙하여 바다에서 강으로 되돌아와 산란하며 산란기는 9~11월이다.

어명고에서 연어(年魚)를 달리 부르는 이름인 연어(鰊魚)는 ‘곧 서어(鱮魚, 백련어)의 다른 이름이다’라며 ‘연(鰊)과 연(年)이 음이 같아 이와 같은 잘못된 호칭이 생겨난 것’이라 밝혀 놓고 있다. 실제로 우리 고문에서 두 이름은 곧잘 혼동되고 있다.

송어(松魚)【송어】

동쪽과 북쪽의 강과 바다에서 나는데 모양이 연어와 비슷하다. 살은 매우 살지고 맛이 있으며 색깔이 붉고 선명해 소나무 마디와 같다. 그러므로 송어(松魚)라고 한다.

그 알 역시 연어알과 비슷한데 끈적이는 것이 특히 심하고 기름지며 심홍색이고 맛이 아주 좋다. 동해의 물고기 중에서 이 물고기를 상품으로 꼽는다.

평설

어명고에 송어(松魚), ‘송어’라 기록된 것은 오늘날에도 송어라 불린다. 송어는 연어목 연어과의 회귀성어류다. 서식장소는 물이 맑고 차가운 강의 상류로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 일본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방언으로는 곤들메기와 반어, 열목어, 쪼고리 등으로도 불리는데 최근에는 서식지가 점차 줄어들어 토종 송어를 만나보기 어렵다.

송어의 산란기는 9~10월이며 성어가 된 암컷과 수컷이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온다. 물이 맑고 자갈이 깔린 여울에서 암수가 어우러져 산란과 방정을 한 뒤에 암컷이 자갈로 알을 덮는다. 부화한 치어는 약 1년 반에서 2년 동안 강에서 살다가 9~10월에 바다로 내려간다. 그리고 다시 3~4년이 지난 후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와 산란한 뒤에 죽는다. 송어와 같은 종이나 바다로 가지 않고 강에서만 생활하는 산천어가 있다. 회귀성 어류가 바다로 가지 않고 강에 눌러 사는 것을 육봉형(陸封型)이라 한다. 회귀성 어종이 육봉형이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 회귀성어류 중 약한 개체가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강에 정착한 것이 오랜 기간에 걸쳐 별도의 생태를 지닌 것이 된 것이다. 다른 이유는 인간의 간섭이다. 강에 댐을 만들고 장벽을 설치한 결과 회귀성 어류가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또 인간이 인위적으로 육봉형 어류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육봉형 어류는 대체로 바다에서 회귀한 개체보다 체형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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