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적 수산자원관리 시즌2’를 기대하며
‘자율적 수산자원관리 시즌2’를 기대하며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12.08 15:24
  • 호수 3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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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수협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12월이다. 한해의 마지막 달.

이맘때가 되면 한 해 동안 해왔던 일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내가 올해는 무엇을 했고, 무엇이 미흡했는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함으로써 내년에 해야 할 일을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어업인과 수협에서도 마찬가지다. 올 한 해를 정리하고 더 나은 내년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 수협이 한 많은 일 중 지도사업과 관련하여 가장 크게 부각된 일은 ‘자율적 수산자원 관리’의 출범이라고 생각한다. 올 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이것은 지난달 28일 국회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일반에 공개되었다. 그리고 전문지 등을 통해 수협에서 추진하는 자율적 수산자원 관리가 소개되고 이와 관련된 기사가 다루어졌다. 그만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일이었고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자율적 수산자원관리 운동은 우리나라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규제의 대상이 스스로 규제 방식을 찾아 더 강화된 방식으로 규제 방안을 마련하여 그것을 실제로 이행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것은 일회성 운동이 아니라 수산업을 영위하는 한 계속적으로 이행해야 할 운동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현재 수협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율적 수산자원관리 운동은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첫째 수산자원을 관리하는 방안이 도출되기는 했지만 이것이 상호간의 약속 행위인 ‘어업자협약 체결’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정부의 지원 여부를 떠나 어업인 상호간 많은 토론과 이해를 바탕으로 마련한 수산자원 관리 방안의 실행이 우선되어야 한다.

둘째 사후관리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다. 자율적 수산자원 관리 운동은 어업자협약의 이행 여부 확인, 이행 결과 평가, 문제점 개선 체계 등 일련의 사후관리 체계를 필요로 한다. 어업자협약 이행 평가위원회, 평가 틀, 평가의 반영과 제재방식 등이 구체적으로 윤곽을 갖추어야 하지만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셋째 이 운동의 확대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이 없다. 현재 업종별수협을 중심으로 수산자원관리 방안이 마련되었지만 아직 지구별수협에 대한 구체적 관리방안, 추진기구 등이 설치되지 못했다. 기간을 구분하여 각 기간별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이 필요하다. 덧붙여 말하자면 업종별수협 중에서도 이번 수산자원 관리에 동참하지 않는 조합이 많다. 이번 수산자원 관리 방안이 이들 조합의 형편과는 맞지 않았기 때문에 참여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데 향후 이들의 여건에 맞는 추가적인 수산자원관리 방안이 강구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요컨대 수협의 자율적 수산자원관리 운동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즉 이 운동의 제대로 된 출범을 위해 그리고 차후 확대를 위해서는 더 많은 힘이 기울여 져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올 한 해 동안 기울여 온 노력이 의미없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용두사미(龍頭蛇尾)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시작은 거창하게 해놓고 마무리를 흐지부지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수협에서 추진하는 자율적 수산자원관리 운동은 분명 시작은 잘되었고 아직까지 진행도 잘 되고 있다. 게다가 어업인 뿐만 아니라 정부, 학계 등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고 어업인의 참여 의사도 어느 때 보다 높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이듯 이런 유리한 상황을 잘 활용하고 미흡한 부분을 잘보완하여 향후 계획을 수립한다면 뱀의 꼬리란 말은 절대 들을 일이 없을 것이다.

이 운동은 매달, 매년 지속적으로 전개되어야 하며 상황에 맞고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 올해 이 운동의 출범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듯 내년 그리고 후년 이 운동의 확대를 위해 더 노력하여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서는 사례를 만들어가길 바란다. ‘자율적 수산자원관리 시즌2’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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