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 관매도
[우리 바다 여행] 관매도
  • 배석환
  • 승인 2016.12.01 00:36
  • 호수 36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량한 다도해의 은둔섬 ‘관매도’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바다는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 관호마을 돌담길

 뱃길로 25km 남짓 진도 앞바다의 심한 조류 탓에 육지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관매도는 다도해 섬들 중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꼽힌다. 지난 2010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정한 명품마을에 선정됐으며 관매 8경의 아름다움으로 여행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1박 2일’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으며 매화꽃이 피는 가을이면 수많은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그럼에도 아무나 갈 수 있는 섬이 아닌 용왕님이 허락해야 갈 수 있는 섬이라 불리는 이유는 파도 때문이다. 특히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뱃길이 수시로 끊어져 본의 아니게 섬에 갇히게 된다. 그래서 아름다운 비경에 비해 아직 사람들의 발길로 훼손되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존재다.

▲ 관매해변 뒤로 펼쳐진 곰솔 숲
▲ 관매도 선착장
제주도로 귀향 가던 한 선비가 관매도 해변에 매화꽃이 무성하게 피어있는 모습을 보고 매화꽃이 볼 만한 섬이라 해 관매도(觀梅島)라 불리우고 있다고 전해진다. 현재 120여 가구가 터전을 이루고 있으며 관매마을과 장산편마을, 그리고 관호마을로 나눠져 있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많지 않아 대부분 고구마와 같은 밭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바다에서는 톳을 채취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섬 면적이 4㎢정도이기 때문에 하루정도면 섬을 모두 둘러 볼 수 있다. 하지만 섬 구석구석이 워낙 아름답기에 넉넉히 시간을 가지고 관매도가 선사하는 소경에 취해보자. 관매도를 대표하는 비경을 관매 8경이라 부르는데 이름 그대로 8군데의 특색 있는 볼거리다. 하지만 트레킹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곳은 4군데 정도다. 관매 1경인 곰솔해변과 2경인 방아섬, 그리고 3경인 돌묘와 꽁돌,  마지막으로 5경인 하늘다리이다. 다른 곳은 배를 타야만 자세히 둘러 볼 수 있고 너무 가파른 절벽으로 이뤄져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 관매3경 꽁돌
관매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풍경이 관매도해변인데 이 해변을 따라 늘어선 커다란 소나무군락이 일명 ‘곰솔해변’으로 관매 1경이다. 곰솔해변은 소나무 사이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이른 아침 이 곳을 지나다 보면 소나무 사진작가로 유명한 배병우의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신비한 감흥을 느낄 수 있다. 9만9174㎡(3만평)에 이르는 대단위 규모의 곰솔군락은 2010년 산림청 주관 ‘아름다운 숲’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곰솔해변을 지나 왼쪽으로 30여분 정도 걷다보면 2경인 방아섬에 도착한다. 방아섬은 옛날 선녀가 방아를 찧었다고 전해지는데 섬 정상에 남자 생식기 모양의 남근바위가 솟아 있다. 그래서인지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들이 정성껏 기도하면 아이를 갖게 된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 관매도 마실길
관매 3경 돌묘와 꽁돌은 관호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높이가 3m에 이르는 꽁돌은 측면에 누군가 돌을 집은 것처럼 선명한 손자국이 새겨져 있는데 이곳 주민들은 하늘장사의 손자국이라 믿고 있다고 한다. 3경을 지나 산 비탈길을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 5경인 하늘다리가 나온다. 바위산 중심부가 칼로 자른 듯 똑바르게 갈라져 있는데 이곳을 이어놓은 다리가 하늘다리다. 하늘다리 바닥은 투명한 아크릴로 돼 있어 오싹하고 아슬아슬한 기암절벽을 구경할 수 있다.

관매 8경은 아니지만 섬 곳곳에 섬마을 특유의 청취를 느낄 수 있는 곳 또한 많다. 특히 인기 있는 코스가 마을의 돌담길과 습지 등을 둘러 볼 수 있는 ‘마실길’이다. 마을의 방언으로 쓰였던 마실에서 옛스러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소소한  풍경들이 걷는 이들로 하여금 입가에 살며시 미소짓게 만든다.   





▲ 돈대산에서 바라본 관매마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