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범에 거는 기대
새로운 출범에 거는 기대
  • 김병곤
  • 승인 2016.11.24 14:52
  • 호수 3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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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이 재탄생된다. 수협은행이 자회사로 분리돼 새로운 은행으로 출범하기 때문이다. 12월 1일에 수협은행은 완전 분리된다. 이에 따라 수협은행은 새로운 가치체계를 재정비하고 이를 계기로 변화와 조직문화 혁신에 나섰다. 수협은행은 ‘2017년 새로운 시작, 2021년 미래에 대한 확신’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수협은행의 존재 이유도 비전과 미션속에 녹여냈다. 생산성 제고와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100년 수협은행의 새로운 전략과 신사업 등 미래 먹거리 발굴, 성과주의에 기반을 둔 조직문화 혁신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국민과 함께, 해양·수산인과 더불어, 미래를 열어가는 수협은행’을 만들어 보겠다고 선언했다. ‘진실을 담은 서비스, 견실한 성장, 신뢰받는 100년 수협은행’을 비전으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5년 후에는 총자산 35조, 순이익 1700억원을 달성해 국내 어느 은행과도 견줄 수 있는 우량 중견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독립으로 수협중앙회도 독자생존을 해야 한다. 협동조합의 가치와 정체성 재확립이 요구되고 있다. 수협은행의 분리는 수협의 수익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협동체로써 조합원과 어업인들에게 수익을 환원해야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이에 발맞춰 수협은 ‘수산인에게 풍요로움, 고객에게 신뢰감, 임직원에게 자긍심을 주는 수산업 중심체로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협동조합’이란 미션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수협은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의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 비전에는 비장함이 숨어있다. ‘강한 수협’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간섭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협동체인 수협이 ‘된 되는 수산’을 표방한 것은 사뭇 이례적이다. 협동조직은 기업과 달리 이윤추구가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협은 걸핏하면 정부지원이라는 힘을 빌려야 했다. 그래서 협동조직의 정체성이 무너지고 낙하산인사가 내려 와도 반항할 수 없었다. 이제 ‘신수협’ 핵심 사업은 경제사업이다. 이는 ‘돈 되는 수산’으로 직결된다. 어업인에게 유리한 판매기회 제공, 소비자에겐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유통·판매·수출 중심 수협’을 만들어 내야 한다. 사실 수협이 협동체로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은 탄생자체가 정부 주도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다. 1962년 4월 1일 창립된 수협은 이전 단체들의 채권을 떠안고 출발했다. 그래서 이들 채권을 정리한 후 신용사업은 1963년 5월 1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2억 6400만원의 자금으로 여신업무가 시작됐던 것이다. 농협이 맡고 있던 수산자금을 수협으로 일원화 한 것은 1965년 4월16일에야 가능했다. 이후1974년부터 1980년까지 ‘농어촌 1조원 저축운동도 펼쳐졌다. 90년대에는 민주화에 힘입어 자체자금 3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1997년 한국에 닥친 외환위기라는 그 거대한 파도에 수협역시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적자금 수혈이 불가피했다. 2001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1조 1581억을 지원받았던 것이다. 공적자금 그 자체는 바로 짐이 되었고 족쇄가 된 것이다. 당시에도 신용사업의 자회사 분리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수협은행의 자회사 독립은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그래서 수협은행의 독립은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승부수여야 한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물에 가라 앉힌다’는 파부침주의 의미를 우리 모두 되새겨야한다.

모든 수협인들이 더 이상 정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수협을 반드시 반석위에 올려 놓겠다는  결사적 각오로 굳은 결의를 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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