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호 의사자 예우 더이상 늦춰선 안돼’
‘금양호 의사자 예우 더이상 늦춰선 안돼’
  • 이명수
  • 승인 2010.04.28 18:19
  • 호수 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 뜻 담아 금양호 실종·사망선원 의사자 촉구

유가족 미온적 태도에 총리실 항의방문
수산단체협의회도 의사자 인정 호소

▲ 이종구 수협중앙회장과 수협 임직원들은 지난 26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광장에 마련된 천안함 사망·실종 장병 분향소를 조문하고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천안함 수색 과정에서 침몰한 ‘98금양호’사망자와 실종자에 대한 국가 예우와 관려해 정치권에서도 문제 해결에 나서 주목된다.

이낙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은 지난 22일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위원회를 대표해 “이번 천안함 구조활동중 침몰한 ‘98금양호’의 사망·실종 선원들을 의사자로 지정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낙연 위원장은 서한에서 “지난 3월 26일 우리나라의 바다를 굳건하게 지키던 해군 초계함이 우리영해에서 침몰되는 휴전 이후 미증유의 사태로 인해 온 국민은 충격과 함께 커다란 슬픔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한편 천안함 장병들의 구조활동을 하면서 초개처럼 목숨을 바친이들의 희생정신도 되돌아 봐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98금양호가 침몰돼 2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되는 참변이 일어난 데 대해 농림수산식품위원장으로서 비통하고 안타깝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98금양호 선원들은 천안함의 실종 장병들을 구하기 위해 세찬 바람과 거센 파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인명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수색작업에 나섰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바다에서 귀환하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이므로 반드시 의사자로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98금양호 사망·실종 선원들에 대한 성금 전달과 지원책도 일부 강구되고 있다. 수협중앙회 임직원들과 인천순복음교회 등이 정성스레 모은 성금을 전달한데 이어 인천광역시도 성금 전달과 함께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행정·재정적 지원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의 미온적 태도에 유가족들은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양호 유가족 19명은 지난 27일 정부종합청사를 방문, 정운찬 총리 면담 요청과 의사자 진행상황, 선체인양 예산지원, 분향소 설치 등 요구사항을 전달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천안함 함미와 함수가 모두 인양된 가운데 관계당국이 수심 80m로 깊은데다 잠수요원들의 안전이 우려돼, 내부진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98금양호 수색을 중단한 데 대해 유가족들은 또 한번 비통함에 잠겨있다.

또한 선체인양 조차 기일을 알 수 없다는데 망연자실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천안함 장례 절차가 모두 끝나고 나면 금양호 선원들에 대한 관심도가 더 떨어질 것을 크게 우려하면서 불안해 하고 있다.

여기다가 그동안 각계 요로에서 금양호 사망·실종 선원들에 대해 의사자 지정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관계당국의 ‘예스’라는 답변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 25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석상에서 “아울러 금양호 선원들의 희생 역시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에 다소 위안을 삼고 있다. 관계당국은 정 총리의 이같은 담화 약속을 조속히 실행할 수 있는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98금양호’ 사망·실종 선원들의 죽음이 돈으로 보상될 수 없지만 국가는 이들의 거룩한 죽음을 되새겨 가족들의 슬픔을 어루만지고 명예를 회복해 주는 차원에서도 의사자 지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자격여부를 떠나 국가의 부름을 받고 자신들의 생계와 생명을 뒤로 한 채 또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해 헌신했다는 점에서 국가예우는 너무도 마땅하다.

전국수산단체협의회는 지난 28일 금양호 희생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대책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을 통해 “98금양호 사망 및 실종자들은 천안함의 실종 장병을 구하려고 의로운 희생을 당한 만큼 반드시 의사자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천안함 희생자는 국민의 애도 속에 추모행렬과 국민 성금이 줄을 잇고 있지만 불행히도 금양호 희생자는 사회적 관심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합동분향소 설치와 유가족에 대한 경제적 배려를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상대적인 무관심 속에 애를 태우고 있는 98금양호 선원 가족들의 사연에 국민 성금이라도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더 나아가 국민과 기업이 낸 성금은 천안함에 가려진 채 더 큰 소외감과 아픔을 맛보고 있는 98금양호 유족에게도 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천안함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성금은 국민모금 70억원, 대기업 모금 17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