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_강화 석모도
우리 바다 여행_강화 석모도
  • 김동우
  • 승인 2016.11.17 10:32
  • 호수 3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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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는 가을 섬 여행

▲ 마애석불 앞에서 바라본 석모도 앞 바다.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바다는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 석모도 자연휴양림 전경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 배를 기다리는 차들이 길게 꼬리를 문다. 카페리호에 오르자 갈매기들이 몰려든다. 10분 남짓한 뱃놀이는 가을향기 가득한 석포리 선착장에서 끝을 낸다. 외포리에서 석포리까지는 뱃길로 1.5km밖에 되지 않지만, 어느새 가을 여행의 설렘이 가슴 속에 가득 들어찬다.

차를 몰아 해안도로를 달리자 잔잔한 가을 바다의 서정적 분위기가 기분을 차분하게 만들고, 고개를 돌려 산을 바라보면 야단스러운 단풍이 가을의 끄트머리를 곱게 물들이며 마음을 들뜨게 한다.

이처럼 단풍이 고운 석모도는 섬을 종주하는 트레킹 코스가 잘 갖춰져 있어 산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섬의 주봉인 해명산은 해발 308m이며 서쪽에 상봉산(316.1m), 북쪽에 상주산(264m)과 능선을 이루고 있다. 여기다 해명산에서 낙가산으로 가는 능선 곳곳에서 진달래 및 억새풀 군락 사이사이로 내려다보이는 드라마틱한 서해바다가 장관을 이룬다. 이 산 중턱에서 생산되는 박석은 온돌석으로도 유명하다.

▲ 석모도는 섬 그 자체로 고즈넉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 보문사 경내에 있는 은행나무가 노랗게 익어 간다.

깊어 가는 가을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은 여행자라면 석모도 자연휴양림을 방문해 보자. 고즈넉한 휴양림을 천천히 걷고 있으면 서걱서걱 바람에 몸을 비비는 낙엽소리가 음악처럼 귀를 간질인다. 좁다란 길을 따라 피톤치드 가득한 휴양림 여기저기를 걷다 보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평안이 찾아온다. 석모도의 때 묻지 않은 숲은 이렇듯 안온하게 방문자를 반겨준다.

휴양림에서 멀지 않은 보문사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장소다. 낙가산 서쪽바다가 굽어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보문사는 선덕여왕 4년(635) 금강산에서 온 회정대사가 세운 절이다.

보문사는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로써 절을 창건 후 14년이 되던 해에 고씨성을 가진 어부가 바닷가에서 불상과 나한상 22구를 그물로 낚아 올려 절의 우측 석굴에 봉안했다고 한다. 그 때로부터 이 석굴에서 기도를 하면 기적이 이루어져 많은 신도들이 찾고 있다.

▲ 보문사는 석모도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보문사 경내에는 300여명의 승려들이 수도했을 당시 사용하였다는 큰 맷돌과 향나무, 1975년에 주조한 범종이 있다. 또 절 뒤편에는 마애석불이 조각돼 있으며 그 앞에서 보이는 서해풍광은 단박에 탄성을 자아낸다. 이 석불은 높이가 32척, 폭이 11척에 달하는데 눈비를 맞을까봐 일부러 차양을 친 것 같은 눈썹바위가 불상  위를 덮고 있어 신비로움을 더한다.

또 석모도에는 쉬어가기 좋은 민머루해수욕장이 있어 가족단위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기암괴석 등이 많아 뛰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이 해수욕장은 물이 빠지면 게, 조개, 낙지 등을 잡을 수 있다. 양탄자처럼 부드러운 감촉의 갯벌은 아이들과 함께 살아 있는 바다생물을 관찰하며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한편 석모도 여행 중 시장기가 밀려온다면 어류정항으로 방향을 잡아 보자. 이곳에는 어업인들이 운영하는 회집이 몰려 있는데, ‘한국인의 밥상’에 출연했던 식당이 있기도 하다. 낙조를 보며 이곳에서 싱싱한 회 한 접시로 하루를 마무리 하면 석모도가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는 여행지란 걸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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