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8)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8)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10.27 11:30
  • 호수 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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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2011년부터 ‘수산지식나눔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의 어명고 부분를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서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모래바닥에 서식하며
         우리 해역서 많이 나

화제어(華臍魚)_넙치

화제어는 오늘날 광어이다. 동해와 남해에서 난다. 모양이 가자미와 비슷하지만 크기가 배이다. 알이 태 안에 있는데 태보에 두 다리가 있는 것이 흡사 부녀자의 조쟁이 모양과 같다. 어가에서 잡아 등을 갈라 등골뼈를 제거하고 햇볕에 펼쳐 말려 담상을 만들어 서울에 판다. 찰진 것과 메진 것 두 종류가 있는데 메진 것은 육질이 거칠고 맛이 담백하며, 찰진 것은 기름지고 부드러우며 이에 달라붙지만 맛은 뛰어나다.

안: ‘천주부지’에서 이르기를 “화제어는 배에 치마와 같은 것을 지니고 있어 알이 그곳에 붙어 생긴다. 그러므로 일명 수어라고 한다. 모양이 올챙이와 같지만 큰 것은 쟁반만하다”라고 했다. ‘화한삼재도회’에서 이르기를 “화제어는 10월에 잡는데 3월 이후에는 점점 드물어지고 여름과 가을에는 없다. 모양이 둥글고 눈과 코가 위를 향해 있다. 입이 크고 지느러미가 짧다. 뼈가 연해 눈과 코가 위를 향해 있다. 입이 크고 지느러미가 짧다. 뼈가 연해 고깃국을 끓이면 맛이 담백하면서도 달다. 다만 잘라서 삶을 때에 새끼줄로 입술을 꿰어 대들보에 매달아 입에 물을 부어넣어 물이 입을 넘치는 것을 합당한 기준으로 해 요리한다. 먼저 목 껍질을 자르고 다음으로 몸 전체 껍질을 벗긴다. 만약 이 방법대로 하지 않으면 살이 껍질과 뼈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두 책에서 말한 모양과 색깔, 자르는 법을 살펴보면 오늘날 광어라는 것이 의심되지 않는다.

우안: 좌사의 ‘오두부’에 교치금슬이라는 말이 있고 주석에 이르기를 “화제어는 비늘이 없으며 모양이 거문고와 같다. 그러므로 금슬어라는 이름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징험해 보건대 수어는 비늘이 없는 것이 아니고 다만 비늘이 잘고 드물기 때문에 간혹 ‘비늘이 없다’고 한 것뿐이다.

평설

어명고에 화제어 그리고 ‘넙치’란 한글이름이 병기된 물고기는 오늘날 표준명이 넙치다. 넙치는 횟감으로 유명한 가자미목 넙치과 바닷물고기이다. 두 눈이 머리의 왼쪽에 쏠려 있고 몸이 납작하며 가자미와 비슷하게 생기기는 했지만 두 눈이 오른쪽으로 몰려 있는 가자미 종류와는 쉽게 구분된다. 크기는 60~80cm이고, 누른 빛을 띤 갈색바탕에 짙은 갈색과 흰색 점이 있으나 눈이 없는 쪽은 흰색이다. 바다의 모래바닥에 서식하며 우리나라 인근해역에서 많이 난다. 넙치는 모양이 넓적해서 넙치, 광어이고 영어 이름도 ‘넙적한 고기(flatfish)’이다. 또 모양이 거문고와 같아 금슬어라는 이름이 있고 비파어란 별명도 있다. 자산어보에는 접어를 대 항목으로 분류해 넣고 어명고의 화제어 설명과 비슷하게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소접, 장접, 서대를 하위분류로 놓고 있다. 따라서 눈이 한쪽으로 쏠려 있는 접어 전부를 비목어로 볼 수도 있다.
‘화한삼재도회’의 광어 다루는 방법은 ‘쓰루기리’라고 하며, 껍질의 젤라틴 질로 인해 미끄러운 광어를 조리할 때 ‘매달고 자르는’ 방법으로 오늘날도 일본의 고급 호텔에서는 이 방법을 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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