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 부산 해동용궁사
[우리 바다 여행] 부산 해동용궁사
  • 김동우
  • 승인 2016.10.20 11:55
  • 호수 3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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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떠나는 고즈넉한 ‘사찰 여행’

▲ 해동용궁사 앞에 있는 12지신 상.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바다는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 용궁사 바닷가에는 우체통이 설치돼 있어 친구 등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다.
부산 기장에 위치한 해동용궁사는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과 더불어 한국 삼대 관음성지 중  한 곳이다. 이 사찰은 1375년 공민왕의 왕사였던 내옹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궁사는 여느 사찰과 달리 해안가에 자리하고 있어 시원한 풍광을 자랑하며 뛰어난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내려 2분만 걸어가면 동양철학의 육십갑자 십이지신상이 봉안돼 있고 우리 모두의 안전운행을 기원하는 교통안전 기원 탑이 조심운전을 당부한다. 풍광을 찬탄한 춘원 이광수의 시비와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라고 노래한 나옹화상의 시구절은 잠시나마 나 자신을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용궁사는 진심으로 기도를 하면 누구나 꼭 현몽을 받고 한 가지 소원을 이루는 영험한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이 20∼30명 단위로 하루 2∼3팀이 꼭 들르는 등 단체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용궁사를 찾은 일본인들은 이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동해바다의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연발한다고 하니 사찰이 많은 일본에서도 이러한 절경을 갖춘 곳은 드문가 싶은 생각이 들어 경외감이 더해진다. 또 최근에는 한 가지 소원을 꼭 이루려는 중국인 관광객들까지 몰려들고 있어 용궁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천천히 용궁사 입구에서 계단을 내려서면  돌로 만든 문인 ‘불이문(不二門)’이 나온다. ‘불이’란 원래 부처님과 중생은 본디 하나요, 생과사, 만남과 이별도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곳을 지날 때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지 않은 채 따로 떨어져서 지나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헤어지게 된다는 믿지 못할 속설을 만들어 낸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 곳을 지나는 연인들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용궁사를 즐기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 용궁사에 들어서면 탁트인 바다 조망이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불이문을 지나면 한 눈에 용궁사가 들어온다. 바다와 면한 바위 위에 세워진 사찰은 보는 것만으로도 신비감을 더한다. 현존하는 건물은 대웅전을 비롯해 굴법당·용왕당(용궁단)·범종각·요사채 등이 있다. 대웅전 옆에 있는 굴법당은 미륵전이라고 해 창건 때부터 미륵좌상 석불을 모시고 있는데 자손이 없는 사람이 기도하면 자손을 얻게 된다해서 ‘득남불’이라 부른다.

▲ 용궁사 주변으로 산책을 겸해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용궁사를 보고 대변항을 들려보는 걸 추천한다. 이곳에서는 맛과 향이 좋은 ’기장미역’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특히 기장은 미역이 자라기 좋은 최고의 수온·조류 등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또 표고버섯, 옹장구를 이용한 미역국은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이밖에도  대변항에서는 타 지역에서는 맛보기 힘든 달콤하고 연한 멸치회 뿐만 아니라 기장멸치로 담은 젓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동해안에서 가장 큰 멸치어장답게 대변항에는 봄멸치(2월∼6월)와 가을멸치(9월∼12월)가 잡히는 시기가 되면 각지에서 생멸치나 멸치젓을 사러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대변항을 감싸듯 늘어서 있는 좌판마다 ㎏단위로 멸치젓이 쌓여 있는 독특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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