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7)
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7)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09.29 15:26
  • 호수 36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2011년부터 ‘수산지식나눔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의 어명고 부분를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서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중국의 비목어는 우리의 가자미

접() 가자미

모양은 창어와 비슷하지만 뇌는 툭 튀어나와 있지 않다. 몸이 납작하고 배는 평탄하며 머리는 작고 입은 뾰족하다. 비늘은 잘고 자줏빛을 띤 검은색이며 좌우에 긴 지느러미가 옆구리에서 꼬리까지 이어져 있다. 작은 아가미가 어깨에 붙어 있고 꼬리는 갈라지지 않았다. 두 눈이 매우 가까이 있고 위로 향해 서로 나란히 있으므로 비목어(比目魚)라고 한다.

고금의 여러 학자들이 모두 이르기를 “접은 모두 눈이 하나뿐이므로 두 마리가 합쳐야 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설은 대체로 “동방에 비목어가 있으니 나란히 하지 않으면 가지 못한다”라고 한 ‘이아’의 문장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접은 실제 눈이 두 개이고 또 반드시 나란히 해야만 다니는 것은 아니다. ‘이아’에 기록한 것은 별도의 다른 종인 것 같다. 곽박이 ‘이아’에 주를 달아 “모양이 소의 비장과 같은데 비늘이 잘고 자줏빛을 띤 검은색이다. 눈이 하나이므로 양쪽이 서로 합해야 갈 수 있다. 오늘날 물속에도 있는데 강동에서는 왕여어라고 하고 판어라고도 하고 비목어라고도 쓴다”고 했다. 또 칭송하기를 “비목의 물고기여, 별호가 왕여로다. 두 쪽으로 나누어져 있으나 사실은 한 마리 물고기로다. 합쳐도 붙을 수 없고 떨어져도 소원하지 않네”라고 했다.

‘사기’ 봉선서에서 이르기를 “동해에서 비목어라는 물고기를 바쳤다”라고 했다. ‘집해’를 인용해 위소가 말하기를 “각각 눈이 하나이므로 나란히 하지 않으면 가지 못하는데 그 이름이 접어다”라고 했다. ‘한서’의 ‘서마상여전’에 이르기를 “우우란 물고기는 허탑이다”라고 했고 주를 달기를 허는 비목어다. 두 마리가 합쳐야 갈 수 있다고 했다.

‘이아’에서 기록한 비목어는 지금의 접어를 잘못 실증한 것이다. 그리고 접어는 본래 동해에서 나니 중국 사람들이 익숙하게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본초학을 다룬 여러 학자들이 곽박의 주를 답습해 ‘접어는 눈이 정말 하나다’라고 하고, 자신들이 명쾌하게 실증하지 못한 것이다.

평설

 어명고에 접 그리고 한글이름으로 ‘가자미’로 병기된 고기는 가자미 종류를 이르는 말이다. 가자미는 가자미목 가자미과 물고기인 참가자미, 가시가자미, 줄가자미, 눈가자미, 기름가자미, 홍가자미, 용가자미, 돌가자미, 노랑가자미 등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다. 이들은 대체로 몸이 납잡해 타원형에 가깝고, 두 눈은 오른쪽에 몰려 붙어 있으며 넙치보다 몸이 작다. 가자미란 이름이 붙어 있지 않지만 도다리, 강도다리도 가자미과 고기다. 또 같은 가자미목인 접치과의 일부 고기까지 포함해 이르는 총칭이기도 하다.

어류분류학이 발전하지 못한 시대에서 가자미, 넙치, 서대를 모두몰아 비목어 또는 접이라고 불렀다. 지봉유설에는 광어와 서대를 접류라 했고, 한글로 비목어라 쓰고 가자미, 광어를 넙치라 했으며 비목어는 동해에서 난다고 했다. 또 자산어보에서는 가자미, 넙치, 서대류를 합쳐서 접어라고 했고 속명을 광어, 작은 것을 가자미라고 기록하고 있다. 정약용도 접어는 광어라 하며, 그 작은 것은 가자미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가자미가 부화되었을 때는 머리 양측에 1개씩의 눈이 있지만, 성장함에 따라 왼쪽 눈이 머리 배면을 돌아 오른쪽 눈에 접근해 온다. 이때부터 치어는 몸의 오른쪽을 위로해서 바닥에 눕게 되며, 몸빛깔도 좌우가 각각 달라진다.

어명고에서는 가자미의 다른 이름인 비목어를 고증하고 있다. 그리고는 한서와 이아에 나오는 비목어가 실제는 눈이 둘이어서 반쪽 고기라는 것이 허황한 이야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중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