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 제주도
[우리 바다 여행] 제주도
  • 김동우
  • 승인 2016.09.29 15:26
  • 호수 3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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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길 ‘사려니 숲길’

▲ 사려니 숲길은 가족단위 여행자들이 걷기 안성맞춤이다.

‘사려니 숲’은 유네스코가 2002년 지정한 제주 생물권보전지역(Biosphere Reserve)에 위치한다. 이 길은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제주시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거쳐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15km나 이어진다.

▲ ‘사려니 숲’은 유네스코가 2002년 지정한 제주 생물권보전지역(Biosphere Reserve)에 위치한다.
해발 500~600m에 위치한 사려니 숲길은 완만한 평탄지형으로 물찻오름, 말찻오름, 괴평이오름, 마은이오름, 거린오름, 사려니오름과 천미천, 서중천 계곡을 끼고 있다. 전형적인 온대산림인 사려니숲길에는 졸참나무 서어나무, 살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 등 천연림과 인공조림된 삼나무 편백나무 등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다.

숲길 곳곳에는 잣성(중간산 목초지에 만들어진 목장 경계용 돌담)과 숯 가마터 등의 흔적이 남아 있어 제주의 산림목축문화를 엿볼 수 있으며 천연림과 인공림이 어우러진 신성한 생명의 공간이자 자연생태문화를 체험하는 독특한 공간이 되고 있다.

‘사려니’는 ‘살안이’ 혹은 ‘솔안이’라고 불리는데 이것은 신성한 곳 또는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말이다. 즉 사려니는 ‘신성한 곳’이란 뜻인데 사려니숲길을 걸어보면 바로 이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사려니숲길은 나무로 둘러싸여진 평탄한 흙길이고 사려니 숲을 가득 채우고 있는 나무에서는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나와 산림욕을 즐기기 그만이다.

해수욕, 일광욕, 삼림욕은 3대 자연욕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중 삼림욕은 숲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 화학적 요소 즉 경관, 소리, 향기, 음이온, 온습도, 햇빛 등이 인체와 쾌적한 반응을 통해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건강을 증진시킨다.

안온한 숲길은 완주하려면 4시간 30분 정도가 필요하다. 숲길에선 매점과 약수터 등이 전혀 없기 때문에 식수를 충분히 준비해 가는 것이 좋고, 점심 무렵이라면 행동식을 준비해 가야 한다. 물찻오름 입구에서 사려니오름 구간은 9km지점에서 통제(난대산림연구소 구역)하기 때문에 가서 돌아와야 한다. 사려니오름은 사전예약구간이라 난대산림연구소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물찻오름 입구에서 붉은오름 입구 구간은 상시개통구간이고 거리가 비교적 짧고 걷기가 편하다.

▲ 숲에서는 야생 노루를 볼수도 있다.
▲ 신비로운 숲이어서 그럴까 사람들이 소원을 빌어 놓은 흔적이 많다.

▲ 숲을 걷다보면 기묘하게 생긴 고목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붉은 카펫이 깔린 것 같은 숲길을 걷다보면 발치에서 서걱서걱하는 소리가 들린다. 발밑을 자세히 보면 붉고 작은 돌멩이인 ‘송이’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몸을 비비며 리듬을 맞춘다. 송이는 화산 쇄설물로 스코리아(Scoria)라고도 한다. 송이는 화산 분화로 분출되는 고체 물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제주도 송이는 1990년대 말 보존자원으로 분류됐고 현재는 반출이 금지돼 있다. 송이가 발밑을 간질이는 길을 걷다보면 천미천을 만난다. 제주에서 가장 긴 이 하천은 한라산 해발 1400m 어후오름 일원에서 발원해 물찻오름, 부소오름 등을 지나 표선면 하천리까지(25km) 이어진다. 여기서 걸음을 더하면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는 물찻오름에 닿는다. 물찻오름 이란 이름은 ‘물을 담고 있는 성’이란 뜻으로 성을 의미하는 제주방언인 ‘잣’이 변형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숲길은 이렇듯 다양한 볼거리뿐만 아니라 긴장을 녹여내고,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그러다 숲속에서 뛰어 놀고 있는 노루를 보기라도 하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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