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 제주도
[우리 바다 여행] 제주도
  • 김동우
  • 승인 2016.09.22 17:13
  • 호수 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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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비경 품은 올레길 6코스

▲ 이른 아침부터 걷기를 시작하면 붉은 파스텔톤 하늘을 만날 수 있다.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바다는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 올레길 6코스는 쇠소깍에서 시작된다.
바닷물과 민물이 합수하면서 절경을 빚어낸 쇠소깍. 제주올레길 6코스(쇠소깍~외돌개올레, 13.9㎞, 4~5시간 소요)의 시작이다. 쇠는 소, 소는 웅덩이, 깍은 끝이란 의미다. 원래는 소가 누워 있는 형태라고 해서 쇠둔이라 불렀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만들어낸 쇠소깍의 깊은 물에는 손으로 줄을 당겨 이동하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교통수단인 ‘테우’가 떠다닌다. 이런 까닭에 관광객들이 이곳을 그냥 지나치긴 쉽지 않다.
쇠소깍 절경을 만끽하고 이른아침 빨갛게 물든 해변을 걷는 것으로 본격적인 도보여행을 시작했다. 해변을 지나 해안선을 따라 나 있는 길로 접어들면 소금막이 나온다. 이곳은 소금이 귀하던 시절, 바닷물을 가마솥에 끓여 소금을 생산하고 저장했던 곳이다. 당시엔 소금을 지키는 병사들의 막사도 있었다. 이렇듯 올레길은 제주도만의 독특한 환경을 하나하나 톺아보게 해준다.

굽이굽이 휘어지고 꺾이는 길의 중간에선 제지기오름을 만난다. 이 오름은 섶섬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장소로 옛날 굴사(窟寺)가 있고 이를 지키는 절지기가 살았다해 ‘절오름’, ‘절지기오름’이라고도 불렸다. 오름을 보고 내려서면 보목포구가 지척이다. 작은 어촌풍경은 잠시 쉬어가기 그만이다. 어촌여기저기서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보인다. 한가롭고 조용한 작은 포구는 관광지와는 또 다른 제주의 매력을 발산한다.

▲ 외돌개는 비밀스러운 아름다운을 간직한 곳으로 연중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 삼매봉에 오르면 한라산 남쪽이 한눈에 들어 온다.


숨을 돌리고 다시 길을 나서면 제주대학교 연수원과 서귀포칼 호텔을 차례로 지나게 된다. 그럼 소정방폭포 표지판이 나오고 좁다란 길로 접어든다. 소정방폭포를 지나면 천지연폭포·천제연폭포와 더불어 제주도 3대 폭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정방폭포에 이른다. 높이 23m, 너비 8m에서 내리꽂히는 시원한 물줄기는 깊이 5m의 작은 못을 만들어 놓았다. 바다와 만나는 폭포 주변으론 노송이 우거져 있어 신비로움을 더 한다. 특히 이 폭포에는 중국 진시황의 명을 받고 불로초를 구하러 왔던 서불이라는 사람이 이 모습에 반해 폭포 절벽에 서불과차라는 글자를 새기고 서쪽으로 돌아갔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서귀포라는 지명도 바로 이 글에서 유래했다. 또 폭포에서 서쪽으로 약 300m 떨어진 바닷가에는 큰 동굴이 있는데, 동굴 안에는 전국에서 가장 큰 석불좌상이 있다.

시원하게 땀을 식혔다면 이제 서귀포 시내로 접어들어 이중섭 미술관을 관람할 차례다. 제주시에서는 이중섭 화백이 살던 집을 살리고 그 옆에 미술관을 지었다. 이곳에서 부인과 주고받은 애절한 엽서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걷다 허기가 진다면 매일올레시장으로 방향을 틀어 이곳에서 맛집투어를 해보길 추천한다.

이제 길은 서귀포 시내에서 멀지 않은 천지연 폭포로 이어지는데 아열대성·난대성의 각종 상록수와 양치식물 등이 서식하는 울창한 숲을 걷는 맛이 남다르다. 특히 이곳에 자생하는 아열대성 상록수인 담팔수(膽八樹)는 천연기념물 제163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여기서 올레길 6코스는 대미를 장식할 외돌개로 곧장 향한다. 바다 가운데 외롭게 서있다 해 외돌개란 이름이 붙은 바위는 약 150만 년 전 화산이 폭발해 용암이 섬의 모습을 바꿔놓을 때 생성됐다고 한다. 인근 물빛과 솔숲은 서귀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멋진 경치를 뽐낸다. 외돌개에까지 왔다면 삼매봉에 꼭 올라 보자, 그럼 한라산, 서귀포 시내, 바다가 빙글 돌아가며 그림 같은 제주 풍경에 그만 탄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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