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 인천 소이작도
[우리 바다 여행] 인천 소이작도
  • 김동우
  • 승인 2016.09.08 13:24
  • 호수 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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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이작도의 상징 같은 손가락 바위.


푸른 바다를 안고
해적 섬 일주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바다는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 물이 빠진 벌안해수욕장은 동해 바다를 보는 것처럼 푸르다.
▲ 인천항에서 한시간 남짓이면 소이작도에 닿을 수 있다.

인천 옹진군 자월면에 위치해 있는 소이작도는 자연산 굴, 광어, 소라 등 각종 특산물이 많이 나기로 유명하다. 여기다 때 묻지 자연 풍경과 인심 좋은 마을 주민들은 소이작도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소이작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건 임진왜란 때로, 피난 온 난민들이 돌아가지 못하고 이곳에 정착했다고 한다. 특히 이 섬은 옛날에 해적들이 은거해 이적도라 불리다 이작으로 변해 이작도가 됐다.

소이작도는 동서로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다. 북쪽에는 벌안해수욕장이 있어 피서를 즐기기 좋고, 해안 절벽인 해식애를 관찰할 수도 있다. 동쪽과 남쪽 해변에는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다. 곳곳에는 갯바위 낚시터가 있어 낚시꾼들에게 인기 있는 섬이기도 하다. 또 섬이 그리 크지 않고 숲길이 잘 조성돼 있어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걷기 여행은 선착장에서 시작된다. 첫 번째 코스는 약진넘어해변이다. 이 해변은 선착장에서 차도를 따라 조금 가면 좌측으로 나 있는 작은 오솔길을 따라 가면 된다. 길은 언덕을 타고 내려서는데 숲을 빠져 나오면 길이가 200m 채 안 되는 아담한 약진넘어해변을 만나게 된다. 작은 공간은 개인 해변처럼 아늑하고 따듯하다. 푸른 솔숲과 고운 모래사장을 어슬렁거리는 바람은 시원하게 머리를 쓸어 올린다. 호젓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겐 이만한 해변도 없을 듯하다.

▲ 선착장에서 손가락 바위로 가는 길은 걷기 편한 데크가 설치돼 있다.
해변을 나와 다시 길을 따라 가다보면 큰산 전망대로 연결되는 길이 나온다. 원시림 같은 좁은 오솔길을 오르면 단박에 시야가 터지는 전망대에 닿는다. 이곳엔 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주변 풍광을 좀 더 가까이 즐길 수 있다. 전망대에선 썰물 때 3~5시간 보였다가 밀물이 들면 사라지는 ‘풀등’을 감상할 수 있다. 뭍도 아닌, 그렇다고 바다도 아닌 풀치라고도 부르는 시한부 모래섬은 이작도의 상징  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망대에서 시원한 바람을 즐기다 산을 내려오면 벌안해변이 지척이다. 이 해변은 약진넘어해변 보다 두 배 정도 긴 모래사장을 품고 있다. 특히 양측 해변의 특색이 서로 달라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을을 바라봤을 때 왼편에 나 있는 작은 해변은 남해 자갈밭, 오른 편의 긴 모래사장은 동해의 해수욕장을 연상시킨다. 이곳에선 낚싯배를 이용한 주꾸미 잡이와 바지락 캐기 등의 어촌체험도 가능하다. 또 해변을 구경하고 목섬마을에서 벌안마을까지 잔잔한 어촌풍경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길은 벌안해변에서 산허리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 이곳에서 한 시간 남짓(4.5km)이면 소이작도의 상징 같은 손가락 바위에 닿는다. 이 길은 완만한 편이어서 여유로운 바다 트레킹이 가능하다. 손가락 바위는 마치 검지를 하늘을 향해 쭉 뻗고 있는 모양인데 얼핏 엄마가 품 안에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손가락 바위에서 데크를 지나 선착장에 도착하면 어느새 섬 일주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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