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충남 당진 한진포구
[우리 바다 여행]충남 당진 한진포구
  • 김동우
  • 승인 2016.08.25 17:15
  • 호수 3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학의 향기 흩날리는 한적한 포구 여행

▲ 한진포구 전경.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바다는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 한진포구 근처에는 작가 심훈이 상록수를 집필했던 필경사가 있다. .
왜목마을은 충남 당진하면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이 마을은 서해 일출 명소로 각광 받아 왔다. 하지만 당진에 왜목마을만 있는 게 아니다. 인간이 만든 서해대교의 아름다움과 자연이 연출하는 드라마틱한 풍경이 하나로 합해지면서 왜목마을 못지않은 비경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장소가 있다.

서해대교를 빠져 나와 송악IC로 접어들면 지척이 한진포구다. 이곳은 서해대교 뒤로 솟아오르는 아름다운 일출로 이름이 나고 있는 장소다. 게다가 알만 한 사람들 사이에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수산물을 값싸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예로부터 대진(大津)이라고 불렸는데 ‘큰 나루’라는 우리 고유 명칭을 훈차해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미 백제 때 창과 관이 있었으며 당나라를 오가는 상인과 사신이 이곳을 통해 왕래했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도 한진포구는 면천·홍주·결성·보령·남포·서산 등 충청도에서 한양으로 가는 큰 항구였다.

또 최근에는 바지락산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매년 관련 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한진포구는 예부터 해안선을 따라 잘 발달된 갯벌 등으로 인해 각종 어패류가 살기 좋은 환경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포구 인근에 바지락  양식장이 많이 들어섰고 이는  주민들의 주요 생계수단이 돼 왔다.

▲ 한진포구는 서해대교에서 솟아 오르는 일출로 유명하다
▲ 한진포구 인근에서는 바지락이 많이 나는데, 매년 봄이면 이곳에서 바지락축제가 열린다.

바지락은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강장, 강정 작용이 뛰어난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고, 특유의 감칠맛과 소화가 잘되는 영양 만점의 식품이다. 바지락의 단백가는 100으로 완전식품으로 불리는 달걀과 같고, 소화흡수가 잘되고 간장에 부담을 주지 않아 환자로부터 어린이, 노인들에게도 영양식으로 권할만하다.

이렇다 보니 한진포구에서 바로 잡은 바지락에 오동통한 면발을 넣은 바지락칼국수를 맛보는 건 이제 코스처럼 돼 버렸다. 또 인근에서 바로 잡은 싱싱한 회를 즐기는데도 손색이 없다. 작은 어시장에서 문어, 낙지, 소라 등이 담긴 작은 소쿠리 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포구 한쪽에선 바닷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평상을 잡고 파도소리를 음악 삼아 여유를 부리거나 낚싯대를 기울이는 사람들도 많다.

한진포구는 가족단위 여행지도로 손색없는데, 우리 문학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필경사가 지척이다. 필경사는 심훈(1901~1936)선생이 1932년 서울에서 그의 아버지가 살고 있는 당진 부곡리로 내려와 작품 활동을 하던 중 1934년에 직접 설계해 지은 집이다. 필경은 심훈선생의 1930년 7월 작품으로 조선인들의 마음을  논, 밭을 일구듯 표현한 작품이다.

▲ 아담한 필경사는 심훈이 손수 지은 것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필경사는 대지 661㎡에 건평 62㎡인 아담한 팔작지붕 목조집이며 ‘-’자형 초가지붕 아래 목조기둥으로 세워져 있으며 벽체는 황토를 짓이겨 바른 예전 농촌의 전형적인 초가다. 내부엔 심훈 선생이 읽었던 책들이 책상 위에 흩어져 있고 등불과 옷가지, 부엌 아궁이, 화장실까지 당시의 모습을 재연해 놓았다. 심훈 선생은 민족의식과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을 지닌 당대의 지식인으로서 필경사에서 1935년 농촌계몽소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상록수’를 집필했다.

바다 바람 스치는 평상 위의 여유 거기에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문학의 향기까지… 한진포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우리바다의 매력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