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 안면도 황도
[우리 바다 여행] 안면도 황도
  • 김동우
  • 승인 2016.08.11 16:23
  • 호수 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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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어제로 유명한 바지락 천국

▲ 사장교를 넘자마자 물이 빠지기 시작한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바다는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황도가 어디야. 먹는 황도 이야기 하는 거야?”

몰랐던 섬이었다. 안면도에 이런 작고 아담한 섬이 붙어 있었는 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지도를 찾아보니 안면도에 들어서자마자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가면 연륙교가 나 있는데 그 너머가 황도(黃島)였다.

▲ 황도는 예쁜 펜션이 많기로 유명하다.
▲ 황도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벽화를 즐길 수 있다.

서산 방조제를 달리며 차를 몰아가는 기분은 상쾌하기만 하다. 바다 위를 스치는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머리를 쓸고 지나간다. 조금 가자 서산 간월도가 나온다.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간월도 간월암은 무학대사가 깨달음을 얻은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간월암에서 바로 보이는 곳이 황도란다.

다시 차를 몰아 안면도로 들어선다. 오른편으로 드르니항의 멋진 꽃게다리가 시선을 잡아끈다. 드르니항과 백사장항 양쪽을 빙빙 돌아 하나로 합쳐지는 다리는 언제 봐도 미려하다. 이곳에서 얼마 안가 안면도와 황도를 연결하는 작은 사장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해변에 내려서면 꼭 외국에 와 있는 듯한 이국적 풍경과 마주한다. 그도 그럴 것이 황도에는 펜션이 밀집해 있는데, 집집마다 개성 있는 디자인이 특색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황도 인근에서는 새우류·참조기 등이 많이 잡히고, 간석지를 이용한 김·바지락 양식업이 활발하다. 무엇보다 황도는 서해에서 유명한 바지락 산지다. 넓은 청정갯벌에서 바지락이 화수분처럼 나온다. 무엇보다 황도 바지락은 일본에 대부분이 수출될 정도로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의 바지락에 대한 자긍심은 말할 것도 없다.

▲ 물이 빠지면 솔섬까지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바지락은 명칭부터 개성이 넘친다. 껍데기끼리 부딪칠 때마다 ‘바지락 바지락’소리가 난다고 해 바지락이다. 그래서 반지락이라고도 불린다. 게다가 저열량,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메티오닌, 타우린 등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아미노산은 숙취 해소 성분으로 애주가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된다.

황도에서 하룻밤 묶을 계획이라면 낮에는 바지락을 캐고 밤에는 해루질을 하면 된다. 해루질은 예로부터 물 빠진 바다 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주로 밤에 횃불(랜턴, 등)을 밝혀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로 방식이다. 황도에서 옛 어업 방식을 체험하며 해루질을 해보면 금세 낙지, 조개 등의 다양한 수산물을 수확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 시원하게 뻗은 황도 갯벌에서 최상품 바지락이 생산된다.
또 황도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이 섬에서 매년 음력 정월 초이틀과 초사흘에 행하는 황도붕기풍어제(충남 무형문화재 12)다. 이 제사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어 제사 때가 되면 풍어제를 보려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린다.

옛날 황도 어민들이 자욱한 안개 때문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당산에서 비치는 밝은 빛의 인도를 받아 무사히 돌아온 일이 있는데 이를 기리기 위한 것이 황도붕기풍어제의 유례다. 사실 이 풍어제는 처음에는 뱀신을 모시다가 17세기 말엽부터 임경업 장군을 모시게 됐고, 이후 어업의 형태가 커지면서 더 많은 신을 추가로 봉안했다고 한다. 지난 1977년에는 이 풍어제가 제18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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