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이야기
어묵이야기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07.28 16:44
  • 호수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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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호 ㈜포옥(가마야) 대표이사·수산제조기술사

어묵은 일본에서 무로마치시대(1336~1573)에 만들어졌으며 의식용 음식으로 사용되었다. 일본말로는 가마보코(蒲鉾, かまぼこ)라 한다.

어묵은 흰살 생선인 명태, 실꼬리돔, 갈치, 조기 등이 원료로 많이 쓰이며 식탁에 올리기 어려운 비만도가 낮은 작은 생선, 여러 어종이 혼획된 잡어를 활용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흔히 어묵은 생선을 통째로 갈아서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렇지 않다. 즉 생선을 채육기(採肉機)의 망(網)에 통과시키면 생선살과 뼈, 껍질을 분리하는데 작은 뼈나 껍질, 내장은 생선살 속에 혼입되어 생선 통째로 갈아서 어묵을 만든다는 오해를 산 것이다. 이렇게 채육하여 밀가루와 식염, 설탕 등 부재료를 섞어 식용유에 튀겨낸 게 어묵이다.

이젠 연근해 수산자원 고갈과 인력난으로 이런 방식의 어묵 생산은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드물다. 알래스카 명태, 인도양 실꼬리돔 등 연안국가의 가공시설에서 채육한 생선살을 물에 씻어 수용성 단백질과 기름기를 제거하고 솔비톨, 설탕, 인산염을 섞어 급속동결한 연육을 주원료로 어묵을 생산하고 있다. 

연육은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훨씬 이전부터 품질 등급이 정해져 있다. 이화학적으로 분석한 기준으로 등급이 매겨지는데 이 등급은 젤리강도라는 탄력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고 이외 색깔, 이물질 등의 항목 기준으로 6~7등급이 있다. 당연히 신선하고 깨끗한 흰색 연육이 높은 등급이 된다. 한때 우리나라가 저등급 연육의 수요처란 오명을 쓴 적이 있는데 저급 연육을 대부분 한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나아지긴 했지만 지금도 저급 연육의 적잖은 수요처가 한국이라는 게 현실이다.   

고급 어묵이 되려면 생선살 함량이 많은 고급 연육을 써야 한다는 것은 절반 쯤 맞는 말이다. 저급 연육으로는 아무리 생선살 함량을 높여도 고급 어묵이 되지 않는다.  통상 전분함량이 10%이내이고 다른 부재료 등을 감안하면 어육함량은 80%내외가 최고치다. 

소비자 입장에서 고급 어묵을 판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차게해서 먹어보면 된다. 저급은 전분 때문에 노화가 쉬워 맛이 떨어진다.

어묵은 상하기 쉬워 유통기한도 짧고 위생적으로 취약하다. 그래서 식품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제도가 도입되면서 가장 먼저 의무품목으로 지정한 것이 어묵이다. 그만큼 위생관리가 절실했기에 취해진 조치인데 과거 어묵공장의 위생관리가 엉망이었고 특히 식용유는 아예 교체없이 어묵에 묻어 자연 감소하는 양만 보충했기에 영세공장은 산패한 기름으로 튀겨내기 일쑤였다. 이제는 모든 제조공장이 HACCP 인증을 받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재래시장에서는 공장에서 힘들게 HACCP 시스템으로 제조한 제품을 거리낌 없이 개봉 판매하는데 안타깝다. 

최근 베이커리숍 형태의 어묵매장도 일부상품은 재래시장처럼 단순개봉으로 진열판매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개봉 진열하면 표시사항도 유통기한도 알 수 없고 소비자가 직접 골라 담기에 낙하세균, 인체에서 유래할 수 있는 포도상구균 등으로 인한 집단 식중독 사고가 걱정된다. 또 베이커리숍 어묵은 즉석어묵도 아니면서 즉석어묵인 양 처리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망하는 경우다. 어묵은 저지방식품이다. 표면에 묻은 튀김유가 지방의 거의 다이고 단백질함량이 높아 건강에도 좋고 맛이 있으며 조리하기 쉬운 게 어묵이다. 어묵 알고 드시면 더 맛있다.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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