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 고흥군 나로도 애도(艾島)
[우리 바다 여행] 고흥군 나로도 애도(艾島)
  • 김병곤
  • 승인 2016.07.07 05:55
  • 호수 3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나로도 수협 위판장에서 바라 본 애도 전경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바다는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 배가 닿는 입구에 있는 팔각정자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불리고 있는 고흥군은 어디를 가도 자연풍광이 아름답다. 눈에 보이는 경치를 작은 액자에만 담아둬도 그대로 ‘작품’이 될 정도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섬과 바다, 들녘이 온통 푸름으로 익어가고 있다. 곳곳이 테마와 힐링, 즐거움이 넘쳐흐른다. 이 가운데 나로도 애도(艾島)는 해양수산부, 행정자치부, 한국관광공사, 전라남도 등 여러 기관에서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한 곳이다. 선정 분야는 ‘미지의 섬’인데, 말로만 들어도 호기심이 발동한다.

애도는 고흥군 봉래면에 속한 유인도 중에서 가장 작은 섬이다. 외나로도 수협 위판장에서 건너보면 바로 손에 잡힐 것만 같다. 선착장에서 도선을 타면 5분이면 닿는다.

▲ 시골 정취가 물씬 담긴 마을 돌담길
배가 닿으면 입구에 팔각정자 쉼터가 있고 그 앞에 ‘애도마을’이라는 마을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한적함이 물씬 풍기는 해안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탁 트인 다도해 절경이 펼쳐진다. 집들은 대부분 돌담을 높게 쌓았다. 수 백년 묵은 돌담은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데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긴다.

중간 중간마다 집으로 가는 골목길들이 나있고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이 갈라진다. 왼쪽으로 난 길은 산으로 올라가는 길인데 후박나무 방풍림이 펼쳐진다. 다른 길은 갯바위를 지나면 등대로 이어진다.

정상에 오르면 해발 80m 정도이지만 장쾌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자연 그대로 살아있는 탐방로는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정상 평지에는 이름 없는 수많은 꽃들이 바다와 어우러져 계절별로 피고지고를 반복하며 별정원으로 불린다. 바닷가 길을 통해 걷다보면 성화 등대길로 이어진다. 봄이면 해풍 맞은 매화가 흐드러지게 바다를 수놓는 1000그루의 매실농장도 있다. 돌담길-원시림 당숲-수평선길-다도해길-별정원-매실농장길로 이어지는 쑥섬 트레킹 코스는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다.

특히 이 마을에는 무덤과 개가 없다. 마을사람들이 규약을 만들어 지금까지 지켜나가고 있다. 강한 공동체 의식으로 서로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애도 사람들은 쑥섬으로 불러지는 것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애도는 지형적으로 따뜻한 곳에 위치해 외지 사람들이 쑥을 캐러 들어올 정도로 지천에 쑥이 많았다. 몇 년 전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이름 찾기에 나선 결과, 지난 2009년도 9월 행정구역상 ‘애도’라는 본래 명칭을 되찾았다는데 여기엔 사연이 숨어있다. 애도는 명칭이 바뀌기 전까지 사양리 ‘봉호(蓬湖)’마을로 불렸다. 동남북이 막혀 있어 호수처럼 보이기에 봉호라 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봉호라고 부르면 쑥이 호수에 잠겨서 제대로 자랄 수 없다며 마을이름 찾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 ‘애도’표지석과 마을모습
▲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돌담

과거 어업전진기지였던 나로도는 안강망 어업을 하는 풍선배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당연이 천연항인 애도마을 앞에는 배들이 즐비할 수밖에 없었다. 삼치, 민어 등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았다는 동네다. 70년대 만해도 500여명 정도가 거주했다한다. 지금도 산비탈에는 집터의 흔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19가구에 34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금 애도는 힐링과 즐거움이란 주제로 ‘힐링파크 쑥섬쑥섬’이 조성돼 애도마을 공동체에서 관리 운영되고 있다. 애도는 지금 마을공동체에서 아름답게 가꾸며 ‘가고싶은 섬’에서 ‘다시 찾고 싶은 섬’으로 변화 중이다.

나로도 수협 앞에서 배편으로(왕복 3000원) 입도할 수 있으며 총 탐방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